제1721화 분노
전동하가 그의 분노를 못 느꼈을 리 없었다.
그는 약간 서글픈 표정으로 대답했다.
“의도하고 그런 건 아니었어요. 한 번도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고요. 그냥… 정말 사고였어요.”
소은해가 냉소를 지었다.
“이봐, 전 대표. 우리 집은 보수적인 집안이 아니야. 둘이 동거하는 걸 허락한 것만 봐도 그래. 우린 혈기왕성한 두 젊은이의 사랑을 너그럽게 이해했어. 하지만 아이가 생겨도 지금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냥 사고였다고? 지금 누굴 똥멍청이로 알아?”
소은해는 의도한 게 아니라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같은 남자로서 남자의 본능을 가장 잘 알았다.
아이로 한 여자를 곁에 묶어두는 것, 그건 그도 예전에 상상해 본 적 있는 그림이었다. 물론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그는 아이는 두 사람이 미치게 사랑하고 자연스럽게 생기는 거라고 믿었다. 갑자기 생긴 아이한테 책임감을 느껴서 끌려가듯이 하는 결혼은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전동하한테 큰 실망감을 느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될 줄 몰랐던 전동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막막했다.
그리고 이때, 소은정이 문을 열고 나왔다.
조금 전까지 잔뜩 기 죽어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전동하가 그녀를 본 순간 거짓말처럼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소은정은 웃으며 다가가서 그의 손을 잡았다.
“아빠가 들어오래요.”
전동하는 어깨를 움찔하며 긴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살면서 이렇게 긴장한 적은 처음이었다.
처음 그녀의 가족을 마주했을 때보다 더 심했다.
그는 잔뜩 굳은 표정으로 옷매무시를 정리했다.
그 모습을 본 소은정은 웃으며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긴장 풀어요. 우리 아빠 너그러운 사람이에요.”
전동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고 소은해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뭘 잘못 들었나?
전동하는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를 한번 바라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소은정은 문을 닫은 뒤, 소은해와 마주 섰다.
“오빠가 저 사람 괴롭혔어?”
“내가?”
”아까까지도 저 정도로 긴장하지 않았어. 오빠가 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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