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3화 그의 x
말을 마친 심강열은 문을 열고 걸어갔다.
유은진은 놀란 눈을 하고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심강열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니!
애초에 둘이 사귈 때도 심강열은 그녀에게 한 번도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심강열은 사랑을 할 줄도 모르고 표현할 줄도 모른다 생각했다.
그랬던 그가 자기의 입으로 사랑한다고 말하다니…
비상계단에서 나온 심강열은 쓰레기통 위의 커피를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
비상계단을 들어올 때 분명히 커피가 없었다.
누가 온 건가?
심강열은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커피를 손에 들고 대표실에 들어왔다.
“이거 누구 커핀지 알아요?”
비서는 순진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 그거요? 한 실장님이 대표님한테 준 커피 아닌가요?”
심강열의 얼굴이 무섭게 돌변했다.
“유라가? 유라가 왔었어?”
순간 심강열의 가슴이 미친 듯이 뛰고 불안함이 엄습해 왔다.
비서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네, 방금까지 대표님을 찾고 계시다가 갑자기 말도 없이 가셨어요.”
비서는 멈칫하더니 말했다.
“아! 표정이 안 좋아 보이던데… 화나는 일이 있었나…?”
심강열의 표정이 굳더니 손에 쥔 커피를 버리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뛰어갔다.
“대표님, 조금 이따 골프 약속이…”
비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강열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비서는 의아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대표님 오늘 이상하시네… 한 실장님도 이상하시고…”
옆에 있던 동료가 헛기침하면서 말했다.
“대표님이 전 여친이랑 비상계단으로 갔잖아. 아마 한 실장님이 둘의 모습을 본 거겠지. 둘이 무슨 짓을 했는지 누가 알아?”
말이 끝나자마자 비상계단에서 한 여자가 나타났다.
얼마나 울었는지 그녀의 눈은 빨갛게 부어올랐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옷은 흐트러진 채 기진맥진해 있었고 약간 가쁜 숨을 몰아쳤다.
그 모습을 본 직원들은 순간 멈칫했다.
사무실의 분위기가 싸해졌다.
유은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터벅터벅 엘리베이터 쪽으로 다가가 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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