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1화 배신의 느낌
한유라의 가벼운 목소리에도 하시율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처음엔 하시율도 별일 아니겠거니 했는데 오늘 어딘가 소원해진 두 사람의 사이를 보아하니 보통 일이 아님을 직감하는 수밖에 없었다.
‘유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강열이를 보는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났었는데... 오늘은 달라.’
결혼생활에 있어선 선배였기에 하시율은 빛을 잃은 그 눈동자가 뭘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래. 유라 네 말이 맞긴 한데... 그 애 뭔가 노리고 나타난 것만은 사실이잖니? 미리미리 대비해 두는 게 좋겠다 싶어서. 너희 두 사람 정략결혼으로 이어진 사이이긴 하지만 그 누구보다 알콩달콩하게 살아가는 거 보면서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그래서 그런 애 때문에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지는 건 절대 용납 못 해.”
“엄마...”
심강열이 나지막히 입을 열었지만 하시율의 엄한 눈빛에 결국 입을 다무는 수밖에 없었다.
“엄마 말 끝까지 들어. 강열아, 네가 유은진 그 여자랑 사귈 때 내가 왜 그렇게까지 결혼을 반대했는 줄 알아? 집안 차이가 심해서? 아니, 그건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었어. 솔직히 그때 우리 심해그룹도 위기였잖니? 그리고 이 엄마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니야. 너희 두 사람이 정말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그 결혼... 허락했을 거야. 하지만... 걔가 너 모르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긴 해? 네 인맥, 네 돈. 전부 다 이용하면서 뒤에선 회사 정보를 다른 곳으로 빼돌리고 있었어. 그때 프로젝트 입찰에서 왜 심해그룹이 번번히 실패했었는데... 정말 우리 그룹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니?”
하시율의 말에 심강열의 표정이 점점 어둡게 굳고 하시율은 기 막히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나한테 들키고 나서 그 애가 한 짓은 더 가관이었지. 네 아버지랑 가장 친한 친구였던 유지승 대표... 우리 그룹이 가장 위험할 때 우릴 배신했었잖아. 왜 그랬는지 알아?”
하시율의 말을 듣고 가만히 듣고만 있던 한유라의 눈이 점점 더 커다래졌다.
‘이게 다 무슨 소리야... 뭔가 대단한 비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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