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90화 한 사람을 찾았다
박수혁이 소은정을 구해줬다고 속박할 자격은 없었다.
어둠 속에서 박수혁의 눈빛이 심오하게 굳어지더니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소은정, 객관적으로 볼 때 넌 여자로서 체력과 인내심이 저기 사람들보다 많이 떨어져. 만약 여진이라도 와서 사고가 난다면 우린 또 너를 돌봐야겠지. 그렇게 되면 사람을 구조할 시기를 미루게 되잖아.”
어둡기도 했고 소은정의 마음이 다른 곳에 있어 미처 박수혁의 눈가에 스친 걱정과 긴장을 보지 못했다.
소은정이 침묵하면서 먼 곳을 바라보았다.
박수혁이 타협했다고 생각했을 때, 뜻밖의 대답을 들었다.
“차라리 잘 된 거지. 구하지 마.”
박수혁의 심장이 비틀리는 듯이 아파왔다.
‘전동하가 그렇게 좋아?’
이런 느낌은 죽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더는 설득할 방법이 없었다.
두 사람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을 때 누군가 옆으로 다가왔다.
“아가씨가 가고 싶다면 가세요. 하지만 함부로 돌아다니면 안 됩니다. 아니면 정말 한 눈 팔게 되니까요. 수색대원을 따라가서 구조에 참여해도 되세요.”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성큼성큼 걸어갔다.
박수혁은 쓸데없이 참견한 사람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그 사람이 눈치를 채고 말소리를 낮췄다.
“박 대표님. 저도 여러 상황을 겪어서 압니다. 이렇게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가족은 드물어요. 만약 아가씨가 직접 찾지 못하게 막는다면 며칠 밤을 잘 수 없을 겁니다. 그러니 보내세요. 지치면 잠도 잘 오고 나중엔 다 지나간 일이 되겠지요.”
박수혁은 목이 타 들어가는 것 같았다.
상대방 손에서 손전등을 앗아오며 말했다.
“내가 따라갈 테니까 당신들 할 일이나 하세요.”
“알겠습니다. 박 대표님.”
박수혁이 바로 뒤를 따랐다.
소은정은 앞에 수색대원이 호미를 들고 갈라진 틈에서 흙을 파내는 걸 지켜보았다.
왜 파는지 궁금해하자 수색대원이 이렇게 설명했다.
“지진이 일어나면 사람이 가끔 틈새로 말려들 때가 있거든요. 지면에서 찾지 못하니 혹시나 옷이라도 있는지 보려는 거예요.”
그 말에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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