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0화 미친 사랑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소은정의 모습에 순간 오한진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이 사실을 대표님께서 아신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할 수조차 아니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뒤로 한 발 물러선 오한진이 속삭였다.
“안... 안 돼...”
“뭐가요?”
“아, 아닙니다. 은정 대표님. 저... 저는 따로 볼일이 있어서 이... 이만 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오한진은 벌벌 떨며 도망치듯 병실을 나가버렸다.
그 모습에 소은정이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뭐야? 왜 저렇게 오버하는 거래?
오한진이 나간 뒤에야 전동하가 다시 다가왔다.
입도 대지 않은 제비집 수프를 힐끗 보던 전동하가 물었다.
“아직 공개 안 할 거라면서요.”
그의 질문에 소은정이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았다.
“이건 뭐 공개라기보다 공지에 가깝죠. 누가 괜히 또 헛짓거리 할까 봐요.”
소은정의 대답에 눈썹을 치켜세우던 전동하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걸렸다.
사실 박수혁이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꽤나 궁금한 전동하였다.
왠지... 재밌을 것 같단 말이지.
한숨을 푹 내쉰 소은정이 숟가락을 들고 수프를 맛보려던 그때.
전동하가 컵을 홱 가져가버렸다.
소은정의 의아한 시선에 전동하가 싱긋 웃었다.
“이런 거 좋아하는 줄은 몰랐네요. 그게 사실 내가 절대미각이거든요? 일단 먼저 맛 보고 무슨 재료가 들어갔는지 알아봐야겠어요. 그래야 똑같게 만들어주죠.”
말을 마친 전동하는 소은정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컵에 담긴 수프를 벌컥벌컥 전부 마셔버렸다.
당황한 소은정이 눈만 끔벅이고 있던 그때. 전동하가 미간을 찌푸렸다.
“한 번 마셔서는 잘 모르겠네요... 좀 더 먹어봐야겠는데요?”
그리고 보온병에 담긴 수프까지 전부 마셔버리는 전동하의 모습에 소은정은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입맛만 다실 뿐이었다.
“그래서... 뭐가 들었는지는 알아냈어요?”
뭐야? 왜 환자 걸 뺏어먹고 그런대?
“아니요.”
진지한 듯, 장난스러운 듯 묘한 전동하의 표정에 소은정이 눈을 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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