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1화 귀찮게 해줘
시연 언니가? 왜?
의아하긴 했지만 이제 곧 가족이 될 사이니 만남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어서 모시고 들어와요.”
잠시 후, 한시연이 환한 미소를 지은 채 사무실에 들어섰다.
그녀의 미소는 사람의 마음을 사르르 녹이는 따뜻한 봄바람 같은 매력이 있어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졌다.
“오빠 만나러 온 거 아니에요?”
“저녁 약속이 있긴 한데 오늘은 아가씨 만나려고 온 거예요.”
소은정이 우연준을 바라보고 우연준은 눈치껏 고개를 끄덕인 뒤 사무실을 나갔다.
이렇게 두 사람만 대화를 나누는 건 처음이라 왠지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한시연 때문에 한유라가 짝사랑을 접게 된 건 안타까웠지만 어디까지나 아쉬움일 뿐, 한시연이 싫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빠가 선택한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존중해 줘야 하는 게 당연하니까.
“유라 씨 몸은 좀 괜찮아요?”
생각지 못한 질문에 소은정이 흠칫했다.
“네. 많이 좋아졌어요. 지금은 이미 퇴원했고요.”
“학교 다닐 때부터 두 사람은 사이가 좋았었죠. 아가씨 심부름이라면서 은호 오빠한테 초콜릿이나 음료수 같은 걸 챙겨주곤 했던 게 기억이 나요.”
한시연은 미소를 지었지만 소은정은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유라한테 그런 부탁한 적 없는데... 아, 시연 언니... 유라 마음을 눈치챈 거구나... 하긴 아까 병실에서 워낙 좀 이상하긴 했지. 그래서 내 생각을 떠보려고 온 거야.
소은정은 말없이 미소만 지었고 한시연도 더 이상 뜸을 들이지 않았다.
“사실 그것들 아가씨가 부탁한 거 아니죠? 은호 오빠 간식도 싫어하고 음료수도 싫어한다는 거... 여동생이 모를 리가 없으니까.”
피식 웃던 한시연이 말을 이어갔다.
“그때 이 일로 은호 오빠랑 대판 싸웠었죠. 그 뒤로 전 출국했고 몇 년 동안 한 번도 서로 연락하지 않았어요.”
한시연의 말에 소은정이 번쩍 고개를 들었다.
“그것 때문에 미국으로 간 거예요”
“뭐... 이유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유라 씨... 아직도 은호 오빠 좋아해요?”
“유라는 제가 아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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