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그녀가 해온 것들
병원에서 오후 내내 일을 봤지만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민지환은 원래 퇴근 후 다시 회사에 가서 마무리할 생각이었지만 몸이 너무 지쳐 결국 먼저 쉬기로 했다.
‘오늘은 푹 자고 내일 아침 일찍 나가서 밀린 일 처리하자.’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침대에 누운 민지환은 문득 생각에 잠겼다.
이 몇 년 동안 구재이가 곁에 있을 때, 자신의 삶은 어땠었나 하고 말이다.
그러다 깨달았다. 구재이가 옆에 있었을 때 자신의 삶은 정말 체계적이었다는 걸.
식사든 수면이든 항상 누군가 세심히 챙겨주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구재이와 함께하던 시절의 나날은 분명 편했다.
몸이 아파도 약을 거르거나 방치하는 일은 한 번도 없었다.
구재이가 그런 걸 절대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시절을 떠올리자 민지환의 가슴이 서서히 답답해졌다.
이번에는 구재이가 단단히 마음을 먹고 떠났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었다.
더 이상 생각을 이어가지 않고 민지환은 그날 밤 푹 잠을 잤다.
다음 날 아침, 다시 회사로 향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특히 전날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탓에 오늘은 업무가 폭발적으로 늘어 있었다.
오전 10시쯤, 박현우가 들어와 말했다.
“약속하신 협력업체 대표님이 오셨습니다.”
협력업체 대표의 이름은 장지원이었다.
그는 민지환을 보자마자 매우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활발히 대화를 이어갔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장지원이 갑자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민지환은 그 모습을 보고 먼저 물었다.
“혹시 뭐 찾으시는 분이라도 있으신가요?”
“아, 아닙니다. 그냥 혹시 그분이 계신가 해서요.”
“그분이요?”
“사실 저희 두 회사, 처음에는 협력이 잘 안 됐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구재이라는 분이 찾아와서 대표님의 장점을 조목조목 설명해 주시더군요. 그분이 직접 준비한 실행 보고서를 보고 나서야 제가 결정을 내렸죠. 그 후로는 제가 올 때마다 꼭 직접 나와 주셨어요. 솔직히 저희가 지금까지 이렇게 잘 협력해온 건 전적으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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