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너를 겨냥해서
예전 같았으면 구재이는 윤지안과의 관계에 대해 한두 마디쯤은 설명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마음조차 없었다. 이미 둘 사이는 아무런 관계도 아니고 무엇보다 민지환에게 완전히 실망했기 때문이다.
이제 남남인데 민지환은 여전히 그녀를 몰아붙이며 캐묻고 있었다. 윤지안과의 관계를 한 번도 믿어주지 않았던 그 불신의 태도야말로 두 사람의 결혼이 무너진 가장 큰 이유였다.
구재이의 태도는 민지환에게 큰 상처가 되었다. 그녀가 이렇게 냉정하게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다. 아무리 화가 나도 그는 구재이가 한마디쯤은 해주길 바랐지만 그녀는 단호했다.
“좋아. 아주 좋다, 이거야. 이제 나랑 아무 상관없다고? 그럼 하나만 물어볼게. 우리 결혼생활 동안 그 남자는 무슨 역할이었어? 그 사람이 당신 부추겨서 이혼한 거야? 그 남자랑 있으면 뭐가 그렇게 좋아?”
“그럼 내가 당신이랑 함께 했을 때는 뭐가 좋았는데? 당신 하루 종일 이세희 씨 옆에 붙어서 사고만 치고 결혼을 장난처럼 대했잖아. 그런 결혼을 내가 왜 진심으로 지켜야 하는데?”
구재이는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 도대체 무슨 낯짝으로 이런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이 결혼을 엉망으로 만든 사람은 바로 민지환이었다.
“당신 일부터 제대로 정리해. 나한테 따지기 전에, 이세희 씨 문제는 해결했어? 맨날 입으로만 내 탓 하지 말고 우리가 왜 이혼하게 됐는지 스스로 생각 좀 해봐. 그 이유, 정말 몰라?”
말을 끝낸 구재이는 민지환을 거칠게 밀어냈다. 그리고 윤지안에게 다가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 일부러 다정한 척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
윤지안과 주리아는 문을 나서며 뒤돌아 민지환을 흘끗 봤다. 잔뜩 굳은 그의 표정을 보고 둘 다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민지환이 이렇게 꼴사납게 당하는 모습을 보는 게 그녀들에게는 묘하게 통쾌했다.
“잘했어. 민지환 제대로 열 받게 했잖아. 이제야 진짜로 미련 없어진 것 같네. 그런데 그 사람이 널 찾아온 이유, 혹시 나 때문이야?”
윤지안이 걸음을 멈추고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