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내기
민지환은 더욱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동생이 어떤 황당한 일을 벌일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무슨 짓을 하려는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오늘 여기 온 건 분명히 너한테 해를 끼치려는 걸 거야. 난 그걸 알려주려고 온 거고. 내 말을 믿든 말든 네 자유야.”
민지환의 말을 들은 구재이는 잠시 어이가 없었다. 설마 이런 말만 하려고 일부러 자신에게 찾아온 건가 생각했다. 아무래도 민지환은 그녀가 민지연의 수단을 모른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민지연이 어떤 인간인지 구재이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당신은 당신 동생이 무슨 짓을 할지는 모른다고 하는데 난 알아. 나랑 내기해 볼래? 오늘 당신 동생이 이곳에서 날 파멸시킬 작정인지 아닌지.”
구재이의 말을 들은 민지환은 크게 흔들렸다. 자신의 여동생이 종종 선을 넘는 짓을 한다는 건 알았지만 설마 사람을 완전히 파멸시키려 한다고는 믿기 힘들었다.
민지환의 그 미묘한 표정 변화를 구재이는 놓치지 않았다.
그를 좋아하던 지난 세월 동안 구재이는 민지환의 사소한 동작 하나, 표정 하나까지 전부 놓치지 않고 읽어냈고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
그래서 지금도 민지환이 자신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얼마나 불편하게 여기는지 여실히 알 수 있었다.
이미 두 사람 사이는 끝났지만 무의식적으로 나온 반응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민지환은 분명 그녀의 말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게다가 이혼했으니 민지환이 당연히 친여동생의 편을 들어줄 것이었다. 자신에게 와서 이렇게 귀띔해 주는 것도 그저 옛정 때문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오늘 이렇게 찾아온 게... 결국 당신 동생이 나한테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라고 믿기 때문인가?”
구재이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속에서 밀려오는 씁쓸함을 억눌렀다. 어차피 가족의 편을 드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자신이라도 똑같은 상황이 온다면 주저 없이 가족을 택했을 것이다.
민지환은 고개를 끄덕이지도, 저어버리지도 않았다. 사실 민지연이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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