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사과
자선 파티는 이미 절반을 넘어섰고 구정한은 큰돈을 들여 몇 가지 물건을 낙찰받아 현장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구정한은 구재이가 너무도 걱정되었다. 다행히 멀쩡히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서야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
“네가 조금만 더 늦었으면 사람을 보내 찾으러 갈 뻔했어. 그래서 일은 잘 처리했어?”
구재이는 구정한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분이 엉망이었는데 오빠를 보는 순간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과거에 일어난 일들은 되돌릴 수 없었고 언제까지나 붙잡고 자신을 괴롭히는 건 결국 자기 자신에게만 고통을 안겨줄 뿐이었다.
“대충 마무리했어. 사실 민지연한테 크게 무슨 짓을 하려던 건 아니고 그냥 교훈만 주려고 한 거야. 앞으로 날 보면서 더는 쓸데없는 생각을 못 하게.”
이렇게 말하면서도 구재이는 잘 알고 있었다. 이번에 자신이 한 일은 절대 선을 넘지 않았다는 것을. 만약 정말로 그녀를 해치려는 마음이 있었다면 분명 다음에도 또 그녀를 노릴 것이었다.
그녀는 그저 이번 일을 통해 민지환에게 민지연이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더 이상 자신을 건드리지 못하게 말이다.
구정한은 그런 구재이를 잠시 빤히 보았지만 더 묻지는 않았다. 동생의 마음을 대강 짐작할 수 있었으니까.
오늘 구재이가 과하게 나가지 않은 건 상대가 구재이에게 잘해줬는지와는 무관했다.
“아까 경매에서 루비 목걸이가 하나 나왔는데 꽤 예쁘더라. 곧 도착할 거니까 네가 마음에 들면 가져. 아니면 그냥 집에 두었다가 나중에 네 혼수로 쓰면 되니까.”
구정한의 말에 구재이는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
“난 아직 앞으로 뭘 할지도 생각 안 해봤는데 오빠는 벌써 혼수까지 생각한 거야? 하하하.”
“사람 앞일은 모르는 거야. 어쩌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지. 됐어, 경매 아직 안 끝났으니까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말해.”
구정한은 대화를 가볍게 넘겼다. 조금 전 한 말은 진심이라고 하기보다는 그저 무심코 흘려 한 말이었다. 그는 자신의 동생이 다시 결혼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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