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나쁜 운
홍선우는 너무도 못마땅했다. 구재이가 왜 자신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는지 이해가 되지도 않았고 오히려 민지환의 편을 드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민지환이 이토록 뻔뻔하게 구는데도 말이다. 역시나 구재이는 민지환과 이혼했어도 아직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게 분명했다. 그도 이미 전부 눈치챘는데 구재이만 아직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민지환의 표정이 금세 굳어져 버렸다.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와 구재이는 이미 이혼했고 더 이상 아무 관계도 아니었다. 하지만 구재이가 홍선우를 감싸주려는 모습을 보니 괜히 마음이 불편해졌다. 대체 왜 홍선우를 감싸주는 것인지 몰랐다.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있잖아. 얼른 밥 먹고 가자. 나 오후에 해야 할 일도 많단 말이야.”
구재이는 점심시간 겨우 한 시간만 내서 온 것이었다. 그런 귀한 시간을 민지환 같은 사람 때문에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홍선우는 코웃음을 친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구재이와 함께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고작 몇 마디만 하고 떠난 셈이었다.
사실 주위 사람들은 다 눈치채고 있었다. 이건 누가 봐도 홍선우가 민지환을 일부러 자극하려는 행동임을.
전 남편 앞에서 구재이와의 관계를 과시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좀 심했다.
자리로 돌아온 홍선우는 아무렇지 않게 구재이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구재이가 뭐라고 한마디 하려다가 홍선우의 기세등등한 얼굴을 보고는 그만뒀다. 홍선우가 속 시원해하는 모습을 보니 굳이 말릴 마음도 사라졌다.
‘됐어. 어차피 홍선우는 일부러 민지환을 약 올리려고 온 거잖아. 물론 날 위해서 복수해주려는 마음도 있었고. 괜히 내가 손 치우라고 하면 더 시끄러워질 거야.'
민지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검게 어두워진 얼굴과 싸늘하게 식은 분위기만으로도 그의 심기가 얼마나 불편한지 충분히 느껴졌다.
“좀 이해가 안 되네. 구재이 씨는 얼굴도 예쁘고 요즘 하는 일도 대단하잖아. 낙하산 부사장이라고 소문이 나긴 했지만, 그 짧은 시간에 그렇게 많은 계약도 따내고... 그렇게 유능한 사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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