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9장
소예지는 옷 단추를 두 개 푼 채 살짝 허리를 굽혀 매력을 마음껏 드러냈다. 이천후는 본능적으로 한 번 쓱 바라보자 표정이 변했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와룡이요? 그 사람 이름이 와룡 선생님이라고요?”
“네, 와룡 선생님입니다.”
소예지는 허리를 더 깊이 굽혀 더욱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안 만난다고 전해요.”
이천후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대체 무슨 자격으로 와룡이란 이름을 쓸 생각을 했지?’
“알겠습니다. 바로 가서 와룡 선생님께 전하겠습니다. 그럼 이 대사님, 혹시 다른 요청이나 필요하신 게 있으신가요?”
소예지는 붉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제가 마사지 실력은 최고랍니다. 대사님께 편안함과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데, 어떠세요?”
‘지금 날 유혹하는 건가?’
이천후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불길을 억누르며 가볍게 대답했다.
“필요 없어요.”
“알겠습니다. 그럼 방해하지 않고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소예지는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은 채 눈빛을 반짝이며 간절하게 이천후를 쳐다보았다. 마치 그가 마음을 돌리길 기다리는 사람처럼 슬픈 얼굴이었다.
이천후는 그녀를 힐끗 보고 속으로 ‘마녀 같은 여자’라며 욕을 내뱉고는 손짓으로 물러가라 했다. 그러자 소예지는 살짝 실망한 듯 한숨을 쉬며 몸을 돌려 나갔다.
‘역시 수석 경매사야. 남자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매혹적이란 말이지.’
이천후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저런 ‘마녀’가 경매를 진행하면 설령 200 원짜리 물건도 상당히 높은 가격에 팔아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곧이어 그는 부드러운 소파에 편히 누워서 눈을 반쯤 감고 거대한 스크린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곧 열릴 경매회 장면이 이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질 예정이었다.
약 5분쯤 지나 소파에 기대어 있던 이천후는 얼굴빛이 갑자기 변했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며 마치 고압 전류에 닿은 듯 서늘한 기운이 마음속 깊이 스며들었다.
순간 그는 벌떡 일어나 뒤를 돌아봤다.
검은 망토를 쓴 인물이 조용히 서 있었다. 마치 공중에서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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