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9장
수많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당하자 이정민은 결국 얼굴이 창백해지고 온몸이 덜덜 떨렸다. 차라리 땅속으로 꺼지고 싶었다.
그러다 탁재환이 입을 열었다.
“놔둬. 민 선생님의 체면을 봐서라도 그냥 보내자. 난 결과를 받아들였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정민은 눈가가 촉촉해졌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이 악랄한 도적의 후손이 누구보다 자비롭게 느껴졌다. 목숨을 살려주다니, 이보다 더한 은혜가 있을까.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었다. 이정민은 소매로 얼굴을 가린 채 황급히 도망치듯 도박장을 빠져나갔다.
쾅.
이때 탁재환이 주먹으로 도박 테이블을 내리쳤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뻗어 유대성을 가리켰다.
“난 패배를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야. 이 오만 근의 화홍정 가져가!”
하지만 유대성은 그 커다란 무더기를 힐끗 보더니 가소롭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탁재환, 난 네가 대인배일 거라고 진작 알고 있었어.”
그러더니 입가에 음흉한 미소를 띠고 천천히 말했다.
“근데 말이야, 아까 누가 그랬었더라? 전부 잃으면 무릎 꿇고 상대방을 형님이라고 부르겠다고?”
이에 탁재환은 순식간에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 말은 확실히 그가 했던 것이다.
쾅.
이번에는 유대성이 테이블을 강하게 내려쳤다. 그러고는 전력을 다해 외쳤다.
“탁재환! 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한 말은 지켜야지! 당장 내 앞에 무릎 꿇고 형님이라고 부르면 보내줄게!”
“너...”
탁재환의 이가 끄득 소리를 내며 악물렸다. 온몸의 핏줄이 도드라지고 손을 꽉 쥔 주먹에서는 금방이라도 피가 터질 듯했다.
그는 원래 패배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선 무릎을 꿇는 것도 감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가 누구냐가 문제였다. 청봉채를 배신한 유대성에게 무릎을 꿇고 형님이라 부르라니? 그럴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나았다.
유대성은 탁재환의 괴로운 표정을 즐기듯 천천히 말을 이었다.
“자, 보라고. 청봉채의 젊은 수장이 이렇게 우물쭈물하고 있다니. 자금라의 의미를 모르는 건 아니지? 모든 사람들이 너를 지켜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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