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22장
태연은 긴 치맛자락을 나부끼며 달빛을 등지고 서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월궁에서 내려온 선녀와도 같았다.
맑고 은은한 달빛이 그녀의 몸을 감싸며 신성한 후광을 드리웠고 그녀의 실루엣은 흐릿한 옥빛 비단을 두른 듯 신비로운 광휘를 발산했다.
“태연 성녀의 저건 도대체 어떤 신통력이지?”
“달을 등지고 싸우다니, 너무 아름다워... 게다가 저 달빛은 보랏빛이야. 사람이 달 같고 달이 사람 같은 신비로운 조화라니, 빠져들 수밖에 없군!”
산 정상의 장면을 바라보던 많은 이들이 넋을 잃고 감탄했다.
“네 몸에는 보랏빛 난새의 신혈이 흐른다고 들었어. 과연 네 신혈이 얼마나 순수한지 직접 확인해 보자고!”
금오 대왕은 오른손을 번쩍 들었다.
그러자 끝없는 광채가 모여 거대한 황금빛 도장이 형성되었다. 그것은 마치 순금으로 주조된 듯 눈부시게 빛났고 순식간에 태연의 머리 위로 내려찍혔다.
그러나 태연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내게는 이 성월 하나로 충분해.”
만성 성지의 성녀라 불리는 그녀는 허공에 당당히 서 있었다.
그 순간 그녀의 뒤편에서 보랏빛 둥근 달이 강렬한 신광을 뿜어내더니 금오 대왕이 휘두른 거대한 도장을 단숨에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금오 대왕은 그 둥근 달을 한동안 응시하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좋아. 본왕도 오직 금오 보술만 쓰겠어. 우리 금오 일족의 보술은 총 일흔두 가지 변화를 품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삼천육백 가지 공격술로 응용할 수 있어. 과연 네 보잘것없는 달로 본왕의 공격을 막을 수 있을까?”
그 순간 금오 대왕이 움직였다.
그의 몸에서 퍼져 나온 금빛이 마치 광활한 바다처럼 출렁이며 거대한 파도를 만들어냈다.
그 파도는 앞으로 돌진하며 수없이 많은 공격 형태로 변화하더니 마치 하늘을 덮을 듯한 기세로 태연에게 몰아쳤다.
그 기세는 너무나도 압도적이었다.
찰나의 순간 경산 정상에 서 있던 고목들이 모조리 허리께에서 부러져 사방으로 날아갔다.
거대한 암석조차 연쇄적으로 폭발해 허공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태연은 그저 허공에 우아하게 서 있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