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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9장

이천후의 도발에 공작 성녀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굳어졌다. 그녀의 본체는 오색 공작인데 그런 그녀에게 ‘공작새’라는 말은 가장 모욕적인 표현이었다. ‘공작새’라 불리는 새는 권력자들이 가두어 키우며 노리개로 삼는 애완조류였기 때문에 그 말엔 짙은 조롱과 멸시가 담겨 있었다. 더구나 과거 그들의 종족은 실제로 몇몇 강자들에게 장식용 새처럼 사육당한 비극적인 역사가 있었다. 그 피와 눈물의 기억은 지금도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다. “하하.” 분노로 떨고 있는 공작 성녀를 힐끔 바라보며 금우 성자는 실소를 터뜨렸다. 심지어 그는 속으로 이천후가 더 입을 놀려서 공작 성녀가 미쳐 날뛰게 만들어 주길 바랐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공작 성녀와 원래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다. 천해연맹 내에서도 그는 줄곧 그녀보다 한 수 아래로 취급받았고 그에 대한 불만과 질투는 오랫동안 쌓여 있었다. 게다가 오색 공작 종족과 붕새 종족은 애초에 서로 원수지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금우 성자의 조소가 얼굴에 채 번지기도 전에 그의 표정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야, 금우 잡새야. 계속 따라오면 내가 네 털 다 뽑아서 불에 구워 먹는다?” 이천후의 선 넘는 소리가 앞에서 울려 퍼졌다. “크헉!” 금우 성자는 그 말에 몸을 멈칫하다 하마터면 앞에 있는 거대한 나무에 머리를 박을 뻔했다. 금우 성자의 표정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는 당당한 붕새족의 성자이자 하늘을 나는 모든 생명 위에 군림하는 존재였다. 그런데 그런 그를 이천후가 ‘잡새’라고 부르다니? 게다가 불에 구워 먹겠다고? “하찮은 개미 같은 놈이! 난 네놈 같은 비천한 혈통과 달라! 내 몸엔 고귀한 금붕의 피가 흐른다고!” “금붕이든 뭔 붕이든 어차피 공작이나 너나 그냥 새잖아. 털 뽑으면 다 똑같은 대머리지. 넌 큰 대머리, 공작새 쟤는 작은 대머리!” 이천후의 입은 탁재환도 울고 갈 정도로 독했다. 그 황당한 별명에 공작 성녀의 얼굴은 솥뚜껑보다 더 시커멓게 변했고 온몸의 오색 깃털이 뾰족하게 곤두섰다. 그녀는 폭발 직전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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