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12장
“나... 너에게 복종할게!”
공작 성녀는 그 한 마디를 내뱉는 데에 온 힘을 다 쏟은 듯 보였다.
‘뭐? 나한테 복종... 한다고?’
이천후는 잠시 멍해졌다. 공작 성녀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상상조차 못 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복종한다면 이는 곧 그의 휘하에 들어온다는 뜻, 더 이상 적이 아니게 되는 셈이었다. 하지만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이천후는 마치 바보를 보듯 공작 성녀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웃었다.
“그 따위 엉성한 말로 날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내가 그걸 믿을 줄 알았지? 웃기지 마. 그냥 죽어.”
말을 끝내자마자 이천후의 손에 쥐어진 제곤이 번뜩이며 높이 치켜들렸다.
“이천후!”
공작 성녀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고 분노에 찬 눈빛으로 이천후를 노려보며 말했다.
“난 너에게 복종하겠다고 한 거 아니야! 반보 화령경에 불과한 무사 따위에게 내가 고개를 숙일 거라 생각했어? 내가 택한 복종의 대상은... 저거야!”
그녀는 이천후 곁에 선 금빛 새끼 사자를 가리켰다.
고귀한 혈맥을 지닌 금빛 새끼 사자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압을 내뿜고 있었다. 백여 종의 신조들이 그 앞에서 떨며 엎드렸고 심지어 봉황조차 머리를 숙였다. 이런 존재에게 고개를 숙인다면 공작 성녀로서도 체면이 깎이지는 않는 일이었다.
“하하...”
이천후는 웃음을 흘렸다.
금빛 새끼 사자는 그의 계약 영수로 그를 주인으로 섬기는 존재였다.
그런데 공작 성녀는 그에게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계약 영수에게 고개를 숙이겠다는 것이다. 그 말은 고개를 더더욱 낮게 숙이겠다는 것 아닌가?
“사자야.”
이천후는 금빛 새끼 사자를 돌아보며 물었다.
“너 이 공작 성녀를 전투용 애완새로 받아들일 생각이 있어?”
“전혀.”
금빛 새끼 사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냉랭하게 대답했고 말투는 오만하고 당당했다.
“이 여자의 혈맥은 너무 천해. 난 관심 없어.”
푸슉...
공작 성녀는 거의 피를 토할 뻔했다.
이렇게 치욕스러운 일은 처음이었다. 자신은 사대 성교의 고귀한 혈통을 지닌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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