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5장
“하, 제 분수를 모르고 설치는군.”
정탁수는 음산한 웃음을 흘리며 몸을 번쩍 날렸다. 그 순간 사방에서 바람이 몰아쳤고 그의 잔상이 사방에 흩날렸다. 이천후의 창끝은 공기를 찌르고 그를 건드리지도 못했다.
이천후는 직감했다. 이 싸움은 길어질수록 불리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 숨어 있을 그 음험한 자 검황 기문룡을 경계해야 했다.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다.
그는 정신을 바짝 차렸다. 전신의 뼈는 마치 수정처럼 맑고 투명해졌고 정신 내시를 통해 그의 신경은 주변 상황을 빠짐없이 감지했다. 피부는 살랑이는 바람 한 점, 기운 한 줄기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의 몸놀림은 원숭이보다 수 배는 민첩했고 손에 쥔 제곤은 번개처럼 번뜩이면서 수천의 잔상을 꿰뚫으며 정탁수를 추적했다.
전장이 제곤의 궤적으로 뒤덮였고 수백 미터 내외의 범위엔 이천후의 잔상이 쉴 새 없이 나타났다. 그의 몸속 여섯 개의 영동이 끊임없는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었다.
그러나 정탁수는 반보 부대경에 이른 고수였다. 그것은 이천후보다 한 수 위의 경지였다. 그래서 맹렬한 공격에도 그는 큰 무리 없이 대응해냈다.
펑. 펑. 펑...
땅 위에 수십 개의 구덩이가 연달아 생겨났는데 그것들은 정탁수가 이천후를 내리찍고 튕겨냈을 때 모래와 흙이 사방으로 튀며 생긴 충격의 흔적이었다.
하지만 이천후는 끈질겼다. 정탁수가 아무리 강하게 날려도 그는 마치 죽지 않는 바퀴벌레처럼 매번 벌떡 일어나 다시 달려들었다.
이천후의 전투력은 오히려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지만 반면 정탁수는 몸속의 부상이 도드라지기 시작하며 연신 피를 토했다. 기세가 이렇게 기울기 시작하면 패배는 시간문제다.
“정탁수, 넌 날 이기지 못해. 성수를 내놓는 게 좋을 거야. 성수만 넘기면 너를 살려주지.”
이천후는 제곤을 든 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정탁수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정탁수는 코웃음을 쳤다.
“하하, 네가 감히 나와 상대가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본 성자는 애초에 시간을 끌 생각 따위 없었어. 내 신통을 받아라, 운일참!”
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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