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23장
홍몽의 지고한 도가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 삼천 대도가 장엄한 물줄기로 변화하여 이천후의 머리 위로 드리워졌다.
삼천 법칙의 장강이 이 순간 일제히 드러난 장면은 수만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경이로운 광경이었다.
마곤 요왕은 그 광경을 목격한 순간 극도의 공포에 휩싸여 몸을 부르르 떨며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릴 수밖에 없었다.
삼천 대도에서 흘러나온 장대한 법칙의 강들 앞에서 그는 자신이 마치 대해 속의 작은 물방울처럼 하찮고 미미한 존재라는 것을 절절히 느꼈다.
그 강에서 미세하게 퍼져 나온 도칙의 떨림, 그 하나의 기척만으로도 그는 수백 번은 죽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 두려움은 마곤 요왕만의 것이 아니었다. 하늘 위 천우의 정점에 떠 있던 조화보주의 잔편조차도 그 강대한 기운 앞에 모든 기척을 숨겼다.
조화보주의 조각은 이천후의 발치로 툭 떨어지며 평범한 고철처럼 빛을 잃었다. 조금 전까지 모든 존재를 압도하던 신보의 잔재가 이토록 무기력하게 변해버린 것이다.
삼천 대도를 품어낸 존재, 홍몽. 그 속에서 잉태된 삼천 대도를 기록한 보물이 바로 조화보주다. 하지만 아무리 조화보주가 대단한 보물이라 해도 그것이 탄생한 본래의 뿌리, 즉 홍몽의 본원 앞에서는 그저 자식에 불과할 뿐이었다.
하물며 지금 눈앞에 떨어진 건 그 조화보주의 조각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비교할 가치조차 없는 하잘것없는 존재였다.
“삼천 대도가 한꺼번에 드러나다니... 혼돈의 폭풍보다도 보기 힘든 일이야.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마곤 요왕은 두 손을 땅에 짚고 고개도 들지 못한 채 중얼거렸다. 몸이 덜덜 떨렸고 거대한 기세에 짓눌린 듯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했다.
그가 부대경의 무사라 한들, 아니, 설령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하더라도 지금 이 자리에선 홍몽 본원을 마주한 순간 몸을 떨지 않을 자는 없을 것이다.
마곤 요왕의 손에 들린 조화보주의 조각은 완전히 힘을 잃었다. 그는 그 조각이 깃들어 있던 도하의 중심을 응시했다. 그곳에 피어오른 자줏빛 연기처럼 퍼지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