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25장
허공이 일렁이며 파문이 번졌다.
요역의 패자인 마곤 요왕은 이 순간 두 무릎이 바싹 마른 대지에 깊숙이 파묻혀 있었다.
그의 이마에 새겨진 요문은 무형의 힘에 갉아먹히고 있었고 그가 외친 ‘조부’란 말은 수백 리 구름바다를 뒤흔들었다.
이천후는 몸이 살짝 흔들리며 의식의 바다에 물결이 일었다.
조금 전까지 자신의 기운을 빼앗으려던 존재가 이렇게까지 태도를 바꿔 무릎을 꿇고 있으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저 위대한 요왕이 자신을 ‘조부’라고 부르다니, 이건 꿈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었다.
하지만 창화보주 조각은 진짜였다. 이런 보물이 눈앞에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좋습니다. 용서할게요, 마곤 요왕님, 이제 일어나세요. 더는 무릎 꿇지 말고.”
이천후는 창화보주 조각을 받아들었고 마음 깊숙한 곳까지 흐뭇함이 밀려왔다.
마곤 요왕은 더더욱 기뻤다. 스스로 무릎 꿇고 보물을 바쳐 이천후의 용서를 얻은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그는 분명히 느꼈다. 이제 더 이상 기운이 빠져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저는 급히 처리할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인연이 닿는다면 다시 뵙지요.”
마혼 요왕은 단 1초도 이 자리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당장이라도 거처로 돌아가 폐관 수련에 들어가 손상된 기운을 회복하고자 했다.
“그래요. 바쁘시면 어서 가보세요. 헤헤...”
이천후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상황이 어찌 돌아간 건지 정확히는 몰라도 위기는 무사히 넘겼고 뜻밖에도 조화보주의 파편을 손에 넣었으니 기쁠 수밖에 없었다.
완전체 조화보주는 혼돈의 시대조차 아우르는 보물 중의 보물이었다. 한 조각만으로도 조화령보로 손색이 없었다.
제병 같은 걸 제외하면 이천후가 소유한 어떤 보물보다도 강력한 위력을 지닌 셈이었다.
“마곤 형님, 저한테 ‘조부’ 같은 건 너무 과한 칭호입니다. 전 그런 자격 없어요.”
이천후는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마혼 요왕은 고개를 사정없이 흔들었다. 고작 몇 분 전 이천후가 자신을 ‘마혼 형님’이라 불렀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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