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6장
탁재환은 커다란 칼을 집어 들고는 당장이라도 십진계를 썰어버릴 기세였다. 조상민과 서충현 등 건장한 사내 넷이 달려들어 간신히 그를 붙잡았다.
조민희는 팔짱을 낀 채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다가 말했다.
“이 닭, 말하는 거 꽤 웃기네. 난 맘에 들어.”
그러다 갑자기 눈썹을 치켜세운 채 닭의 꽁무니를 가리키면서 눈을 부릅떴다.
“근데 말이지...”
그녀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놈, 설마 수탉 아냐? 며칠째 알도 안 낳고 해 뜨기 전부터 목청 돋워 울어대잖아!”
십진계는 날개를 퍼덕이며 돌 탁자 위로 폴짝 뛰어올랐다. 그리고 가슴을 펴고 배를 집어넣더니 포즈를 취했다.
“눈 똑바로 뜨고 봐, 내가 숫놈인지 암놈인지! 어딜 보고 있는 거냐? 여길 봐야지!”
“퉤!”
조민희는 귀까지 빨개졌지만 몰래 힐끗거리는 걸 멈추지 못했다. 아무리 봐도 도무지 분간이 안 갔다.
탁재환은 발을 동동 굴렀다.
“이놈 분명 수탉이야! 오늘 아침에도 백 리 밖까지 몰래 나가서 ‘꼬끼오’거리다가 나한테 딱 걸렸어! 수장, 이놈 그냥 잡아버리자! 십진계는 태고의 대표 요리라면서!”
그러나 이천후는 턱을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두 번이나 알 낳는 걸 직접 본 게 아니었다면 그도 오해할 뻔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자.”
그는 닭벼슬을 손가락으로 툭 튕겼다.
“이따가 국물 나눠줄 때 조금 떼어줄게. 그걸 마시고도 알을 안 낳는다면...”
그는 일부러 말끝을 길게 끌었다.
“큰 냄비에 통째로 삶아버리자고.”
십진계는 목을 쭈그리며 조민희 뒤로 숨었지만 입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야, 탁씨. 이 얼간이 자식아, 나를 모함하지 마! 나는 정통 암탉이라고! 네 증조할머니 뻘이야!”
“이 개자식아! 오늘 널 안 삶으면 내 성이 ‘탁’이 아니라 ‘닭’이다! 아무도 말리지 마!”
탁재환은 말을 마치자마자 칼을 들고 돌진했다.
“하하하하하!”
사람들은 한 마리 닭과 한 인간의 설전에 배를 잡고 웃었다.
한바탕 소동이 지나간 후 모두 야수의 시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안연철이 검은 나무 토막 몇 개를 꺼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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