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2454장

태양이 머리 꼭대기에 이른 정오, 진흑곤은 풀더미 옆에 쭈그리고 앉아 이마의 땀을 훔치며 몇 걸음 떨어진 나무 그늘 아래 누워 있는 한 마리 수탉을 노려보고 있었다. 놈은 두 다리를 꼿꼿이 세운 채 배를 드러낸 채 드러누워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그 꼴이 마치 세상 근심 하나 없이 사는 늙은 도련님 같았다. “젠장할 놈의 닭...” 진흑곤은 입에 문 풀대를 우걱우걱 씹으며 씩씩댔다. “꼭두새벽부터 기다렸는데 알은커녕 닭똥 한 점도 못 봤잖아!” 옆에서 턱을 괴고 있던 도요가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설마 우리가 이 털보 닭한테 속은 건 아니겠죠? 애초에 알을 못 낳는 거 아니에요?” 그 말이 마치 닭의 꿈을 쳐 깬 듯했다. 십진계는 퍼득퍼득 날개를 휘젓더니 벌떡 일어났다. 놈의 머리 위에 솟은 세 가닥 금색 깃털이 햇빛을 받아 찬란히 빛났다. “누굴 보고 털보라 그래! 네 집안 대대손손 털보다, 이자식들아! 내가 누군 줄 알아? 본좌는 태고의 신조 십진계님이시다!” 그 말과 동시에 놈은 사람처럼 날개를 탁탁 털어내며 거드름을 피우듯 뒤쪽 산길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갔다. 서충현이 픽 웃으며 말했다. “신조는 무슨, 솥단지에 넣으면 신선탕이나 되겠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십진계는 갑자기 죽어라 뛰기 시작했다. 놈의 꼬리깃은 황토 먼지를 가르며 금빛 궤적을 그렸다. “뭐야, 진짜 알 낳으러 가는 거야?” “빨리 따라가자!” “잡아!” 곧이어 일곱, 여덟 명이 토끼보다 빠르게 튀어나갔다. 늙은 회화나무 세 그루를 돌아서자 닭이 엉덩이를 쑥 빼고 풀더미에 파고들고 있었다. 조상민은 눈을 번뜩이며 풀 사이로 비치는 일곱 빛깔 광채를 보고는 흥분해서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였다. “됐다, 됐어! 어젯밤 먹인 보약들이 헛되지 않았구먼!” 하지만 고개를 숙여 확인해본 순간... “뭐야, 이게?” 그가 본 건 신비한 신알은커녕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닭똥 한 덩이였다. “아놔...”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실망, 분노, 허탈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아침부터 기다린 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