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74장
“이천후, 네가 정탁수를 죽였잖아. 악마의 꽃이 경매장에 나타났을 때부터 이미 저자들이 네놈과 한 패거리라는 걸 짐작했어.”
황혜교는 두 손가락 사이에 탄 듯이 검게 그을린 꽃잎 하나를 들고 코앞에서 천천히 흔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어설픈 놈들을 쫓아다니다가 결국은 너 이 겁쟁이 자식까지 잡아냈네.”
“헛소리 그만 씨부려!”
이천후는 발끝으로 바위비석을 걷어차 산산조각 내버렸다.
“나더러 겁쟁이라고 할 거면 너부터 돌아봐. 무서워서 이리저리 붙어 다니는 건 너잖아? 지난달엔 만검귀종에 붙더니 며칠 전엔 사대 성교 놈들한테 납작 엎드려 있었잖아. 그리고 이제 와선 금오족 옆에서 꼬리를 흔들어? 이 정도 처세술이면 곧바로 무대 올라가서 얼굴 바꾸는 탈춤이라도 춰야 하는 거 아니야?”
이천후의 독설이 쏟아지자 황혜교는 마치 찬물이라도 뒤집어쓴 듯 얼굴빛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그녀의 허리에 찬 옥패가 푸른빛을 번쩍이며 반응했지만 끝내 터뜨리지 않고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그녀는 한 걸음 물러서서 이미 살기를 잔뜩 품은 세찬 태자에게 주도권을 넘겼다.
“이천후, 그 입방정도 오늘까지만 써먹는 줄 알아라. 오늘 네놈은 반드시 여기서 죽을 거다!”
세찬 태자는 허공에 뜬 채 외쳤고 그의 금빛 눈동자엔 태양의 불꽃이 튀듯 피어났다. 그리고 말 한마디마다 공기가 달아올라 주변 사람들은 숨조차 쉬기 힘들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천후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되레 전투의지를 불태우며 세찬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했다.
“다 물러서라!”
세찬 태자의 호령이 울려 퍼지자 세 개의 바위가 동시에 갈라지고 그의 뒤에 줄지어 선 수십 명의 수련자들이 일제히 뒤로 물러났다.
모두 알고 있었다. 이 금오족 태자는 기필코 자기 손으로 직접 원수를 베고 말리란 걸. 몇 달 전 친동생이 이천후에게 참살당했을 때 검마산 전체가 세찬의 절규로 울려 퍼졌었다.
바로 그때 붉은빛의 인영이 번개처럼 튀어나오더니 이천후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주인님, 제가 나서겠습니다. 이 강적은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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