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3장
안연철의 분노 어린 포효가 전장을 가로질러 울려 퍼졌고 도요와 진기범이 그 소리에 반응하듯 튀어올라 셋이 마치 칼집을 벗어난 예리한 검처럼 적진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교착 상태였던 전세가 단숨에 들끓기 시작했고 전장의 곳곳에서 처절한 육탄전이 벌어졌다.
우나연은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채 극한까지 힘을 끌어올려 연속으로 청린 성자와 명희 성녀를 중상 입혔다. 그 모습을 본 황촌 전사들의 전의가 타오르며 사기가 치솟았고 마침내 열세였던 전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보리도체를 구하려고 저러는 거야? 당장 꺼져!”
선황 성자의 두 눈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청린과 명희가 잇따라 부상당하는 것을 보자 그의 온몸에서 금빛 화염이 솟구쳤다. 그의 등 뒤로는 하늘을 가릴 듯한 선황의 날개가 펼쳐졌고 각 깃털마다 산을 불태우고 바다를 끓일 만한 위력이 흘렀다.
조민희는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수축하며 두 개의 분신을 불러들였고 본체와 분신이 합을 맞춰 맹렬히 폭주하는 선황 성자와 맞섰다.
그리고 백 장쯤 떨어진 곳에 있는 이천후의 전장은 이미 피빛 소용돌이로 변해 있었다. 그의 상대는 만악 성자였고 둘 사이의 싸움은 한층 더 끔찍했다.
게다가 전투가 길어질수록 이천후의 전투력은 거침없이 치솟았는데 그 이유는 단순하지 않았다.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대융혈술을 통해 수많은 강대 혈맥의 힘을 흡수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혈맥의 힘은 오직 극한의 전투 속에서야 비로소 최대한으로 발현될 수 있었다. 교룡 혈맥, 구두사 혈맥, 번개늑대 혈맥, 희박한 진룡 혈맥 등, 이 순간 이천후의 몸에서 전부 폭발적으로 각성하고 있었다.
그가 주먹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피부 아래서 각기 다른 이수의 허상이 차례차례 떠올랐다. 교룡의 비늘 갑옷이 그의 왼팔을 감싸고 구두사의 독니가 오른손을 꿰뚫었으며 등 뒤엔 고대 번개늑대의 피비린내 나는 토템이 맴돌았다.
평소 여유롭던 만악 성자는 이 순간 얼굴이 완전히 굳어버렸다. 이천후는 그를 그저 숫돌 삼아 싸우는 듯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강해지는 그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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