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2장
“제10영동이다!”
“제10영동이 세상에 드러났다!”
자주색 옷을 입은 소년의 몸을 감싸던 불꽃이 훅 하고 꺼졌고 화염룡이 몸을 틀고 웅크리고 있던 용암 기둥도 와르르 무너지며 가루가 되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이 신염산 전체를 눌러버린 듯 산 속의 모든 생령이 일제히 몸을 땅에 바짝 붙였다.
하늘을 선회하던 적염순은 중심을 잃고 불호수 속으로 곤두박질쳤고 산을 누비던 용암수들 또한 네 다리를 벌벌 떨며 주저앉았다. 심지어 끓어오르던 용암 표면마저 공포에 일렁거렸다.
그 가운데 이천후가 허공에 우뚝 서 있었고 그의 머리 위로 열 개의 광륜이 천천히 회전했다. 그중 가장 큰 금륜은 마치 대낮의 태양처럼 눈이 부셨고 그를 둘러싼 아홉 개의 작은 광구는 마치 별들이 달을 에워싸듯 감싸고 있었다.
무형의 위압이 금빛 문양이 되어 발 아래 펼쳐졌고 수천 장의 신성한 도식이 땅을 가득 메웠다.
“제10영동은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태어나는 길이었구나. 생사의 벼랑 끝을 넘어서야 비로소 열 수 있는 문이었어.”
이천후는 그렇게 말하며 하늘에서 흩날린 한 장의 붉은 단풍잎을 받아 들었는데 그 잎이 손끝에 닿는 순간 금빛 가루로 흩어졌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폐허가 된 대지 속에서 두 개의 그림자가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소년의 묶은 머리와 옥관은 부서져 가루가 되어 있었고 화염룡의 자랑이던 붉은 금빛 비늘은 이미 잿빛으로 바래 있었다.
그들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이천후의 옷자락에서 흘러나오는 도운, 그 신성한 기운의 흐름 안에는 분명 자신들의 영력이 뒤섞여 있었다. 조금 전까지 그의 몸속에 있던 기운이 말이다.
이천후는 제10영동을 열며 생사의 경계를 넘어섰고 동시에 전례 없는 승화를 이루어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화염룡과 소년은 거의 전력을 빨려나가 죽 한 줌도 남기지 않고 말라죽을 뻔했다.
지금 이천후가 손 한 번 휘두르기만 해도 이 한 사람과 한 마리 용은 그 자리에서 피도 못 토하고 죽어 떨어질 터였다. 그들은 이를 너무나 잘 알았다. 죽음의 기운이 숨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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