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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5장

연씨 가문의 세 자매는 한동안 숨 쉬는 것도 잊은 채 눈길을 이천후에게서 떼지 못했다. 그들의 눈빛은 마치 그의 모습을 마음속 깊이 새기기라도 하려는 듯 애절했다. 눈앞의 이천후는 기억 속보다 훨씬 더 늠름하고 위풍당당했다. 그의 모습은 마치 하늘을 꿰뚫으려는 절세의 신창 같았고,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타고난 왕자의 위엄처럼 세상을 굽어보며 홀로 우뚝 선 존재 같았다. 그의 눈빛은 과거보다 훨씬 더 맑고 날카로웠으며 그 안에서 타오르는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 깊은 눈동자 속에는 도무지 헤아릴 수 없는 우주와 밤하늘의 별무리가 담겨 있는 듯 한 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만큼 찬란했다. 익숙한 얼굴임에도 그가 풍기는 위압은 낯설고도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 “정말 이천후 씨가 우리를 구한 거예요? 이 절세 고수는 혹시 천후 씨의 친구인가요?” 가장 먼저 정신을 가다듬은 건 맏이인 연민정이었다. 그녀는 가슴속 격한 파동을 억누르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저는 주인님의 탈것 신마기린입니다. 인간 세계에선 ‘조기린’이라 불러도 무방합니다.” 신마기린이 직접 입을 열었고 목소리는 묵직하고 안정감이 넘쳤다. “탈것이요?” 연씨 가문의 세 자매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요동쳤다. 조금 전 눈앞에서 펼쳐졌던 그 압도적인 전투, 누구도 감히 맞설 수 없는 위력, 그 모든 것을 눈으로 목격한 그녀들은 당연히 신마기린을 강자 중의 강자, 아득한 경지의 존재라 여겼다. 그런데 그런 존재가 이천후의 탈것이라니? 역시나 과거 대고역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수많은 영웅들의 시선을 휘어잡았던 그 소년은 이토록 위험천만하고 신비한 등천로에 들어서고도 여전히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감히 눈을 마주할 수 없을 만큼 눈부셨고 그가 그저 여기 서 있기만 해도 주위의 공기조차 고요해지는 듯했고 존재 자체가 산처럼 중후하며 바다처럼 깊었다. 도저히 다가설 수 없는, 멀리서 올려다볼 수밖에 없는 남자였다. “천후 씨, 정말 고마워요. 우리 세 자매를 구해줘서 진심으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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