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51장

‘성인 앞에서는 모두가 미물에 불과하다’, 이 한마디는 수많은 수련자들의 뼛속 깊이 새겨진 절대불변의 철칙이고 하늘이 정한 이치이자 넘을 수 없는 천연의 벽이다. 이천후처럼 동급 내에선 무적을 자부하고 심지어 경계를 초월해 싸우는 자라 해도성대경 구중천에서 발을 멈춘 채 진정한 성화를 점화하지 못하고 성역에 들지 못했다면 진정한 ‘성령’과 마주한 순간 결과는 단 하나였다. 바로 무자비한 압살. 그것이 곧 경지의 본질이자 인간의 힘으론 절대 거스를 수 없는 법칙이었다. 그러나 하늘이 직접 선택한 신체라고 하는 보리도체는 이 철칙마저 찢어발겼는데 성대경의 몸으로 성역의 압도적 위압을 정면으로 맞서 싸우고 마침내 이를 쓰러뜨렸다. 이것은 단순한 경지 초월이 아니라 하늘의 도리를 거스르는 ‘역천’이었다. 그날의 전투는 수련계의 모든 연대기를 뒤흔들었고 한 무사가 남긴 영광은 이후 모든 천재들이 올려다보게 된, 결코 닿을 수 없는 외로운 봉우리로 남았다. 그 기적을 일군 주인공은 보리도체를 지닌 한 인간족 여성 수련자였다. 그녀는 수많은 강적들의 시신을 딛고 끝내 절정에 올라 온 우주를 통틀어 무적이라 칭송받는 여성 준제로 군림했고 그녀의 이름은 오늘날에도 모든 존재들이 읊조리는 ‘전설’이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불멸제국을 세운 존재, 영겁의 세월을 통틀어 이름을 남긴 천조대제 또한 보리도체였다. 김치형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고 자존심이 절반 이상 깎아내리고 있었다. 그가 그토록 자랑하던 만전신체도 보리도체가 이룬 영광 앞에선 한없이 초라해졌다. 체질의 강약을 논하기 이전에 시간의 흐름 속 가장 높은 경지를 살펴보면 보리도체는 대제와 준제를 낳았다. 세상의 꼭대기에서 시대의 흐름을 내려다보는 절대자들 말이다. 반면 만전신체 중 절정에 섰던 자조차 성인왕에 불과했다. 물론 그 성인왕 또한 한 시대를 평정할 만큼 압도적인 존재였으나 운희 여제라는 괴물과 같은 시기에 등장했다는 것이 그의 불운이었다. 그 결과 거의 무적에 가까웠던 그 성인왕은 운희 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