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92장
“진짜로 사?”
이천후는 다시 한번 어수환에 전음을 보냈다.
“사라니까!”
금빛 새끼 사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너 진심으로 말하는 거지? 날 속이기만 해봐. 네가 평생 후회하게 사자 제어 주문을 외워줄 테니까.”
이천후는 중얼거리듯 말하며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이미 고개를 푹 숙이고 터덜터덜 문 쪽으로 향하고 있던 경산의 뒷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경산 형님, 잠깐만요.”
이천후가 갑자기 나직이 말을 건네자 그 소리에 경산은 흠칫 놀라면서 몸을 돌렸고 두 눈을 번쩍이며 이천후를 바라보았다.
“혹시 이걸 살 생각이야?”
이천후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백오십만 근에 살게요. 그냥 형님과 인연이라 생각하고 친구 한 명 사는 셈치죠.”
그 말에 경산의 얼굴이 활짝 피었다. 그는 마치 몇 년 묵은 체증이 한꺼번에 내려간 사람처럼 흥분과 기쁨이 한순간에 밀려든 듯했다.
그는 곧장 품속에서 그 나무토막을 꺼내 이천후에게 던지며 말했다.
“너 참 호탕하구나!”
이천후는 고개를 돌려 웃으며 생각했다.
‘호탕하다 못해 내가 정신이 나간 거지. 이딴 쓸모도 모르는 썩은 나무토막에 이 많은 돈을 쓰다니. 새끼 사자의 말 때문이 아니었다면 지금 당장 내 뺨부터 한 대 갈겼을 거야.’
선정을 결제하면서 이천후는 진심으로 후회했다. 그가 가진 오품 선정은 고작 백이십만 근이었는데 그것도 탁재환 일행과 함께 목숨 걸고 탈환해 온 전리품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삼십만 근은 할 수 없이 그가 품속에 따로 보관해 둔 육품 선정으로 충당했다.
그때 그는 이를 악물고 속으로 외쳤다.
‘새끼 사자야, 만약 이게 똥값도 못 하는 물건이면 너 진짜 등짝이 아니라 엉덩이까지 다 박살 날 줄 알아!’
이천후는 이를 갈며 다시 어수환으로 금빛 새끼 사자에게 전언을 보냈고 마음 한구석에 쓰디쓴 감정을 꾹 누른 채 총합 백오십만 근을 맞춰 경산에게 건넸다. 손에서 선정을 떠나보낼 때의 그 아쉬움은 심장을 쥐어짜는 고통으로 이어졌다.
“너 정말 통이 크구나! 나는 대리 황실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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