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5장
이천후는 혼자의 힘으로 무명의 세력이던 황촌을 지탱했을 뿐만 아니라 이 작은 집단을 이끌고 감히 불가침의 절대 거대 세력인 지존연맹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지존연맹의 기세를 연이어 꺾고 수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이름만 들어도 위압을 느끼게 하는 고대 성자 여러 명을 단숨에 베어버렸다는 사실이었다.
그 결과 누구도 대적할 수 없을 것 같던 지존연맹은 망신을 당하고 위세에 커다란 타격을 입고 말았다.
장숙희, 송찬미 등 천기 성지의 여자 제자들이 이천후를 바라보는 그 뜨거운 눈빛에는 단지 한 남자의 용맹함이나 화려한 전적에 대한 찬탄만이 담겨 있지 않았다. 그 안에는 천기 성지 전체의 운명에 대한 깊은 감사가 고스란히 스며 있었다.
왜냐하면 이천후가 등장하기 전까지 지존연맹은 천기 성지의 가장 강력하고 악랄한 숙적이었다. 비선성에서 그들의 압박은 날로 심해졌고 성지는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하지만 이천후의 등장 이후 지존연맹의 관심과 압력이 대부분 그에게 집중되었고 그로 인해 천기 성지가 감당해야 할 중압감은 한층 가벼워졌다. 수많은 천기 제자들의 눈에 이천후는 마치 파국의 소용돌이 속에서 성지를 구해낸 구세주처럼 보였다.
이천후는 장숙희나 송찬미 같은 이들의 목숨을 직접 구했을 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성지 전체를 구원했던 것이다.
민예담의 시선이 제자들을 천천히 훑고 지나가더니 다시 이천후에게로 되돌아갔다.
“이천후 님의 은혜는 우리 천기 서원 모두가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그동안 변화가 잦아 정식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지 못한 점을 부디 양해해주길 바랍니다.”
그녀는 말을 잠시 멈추었다가 담담하게 이어나갔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정중히 초청하고자 합니다. 우리 서원으로 오셔서 잠시 머물러주시겠습니까?”
사실 이 제안은 이천후가 바라던 바와도 일치했다.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적의 적은 곧 아군이라는 진리를.
천기 성지와 지존연맹의 앙금은 어찌 보면 황촌과 천기 선원, 그중에서도 민예담이 소속된 서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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