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42장
“진심이에요?”
서현지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천후가 농담이라도 한 것이라면 어쩌나, 혹시 말을 번복할까 싶어 다급히 외쳤다.
“약속했어요! 말 바꾸면 안 돼요! 새끼손가락 걸고 맹세해요!”
그녀는 작은 손을 잽싸게 내밀며 자신의 큰오라버니에 대한 믿음으로 눈이 반짝였다.
콰과과광...
바로 그 순간 신마기린의 속도가 급격히 느려졌다. 앞쪽의 끝없는 운해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거칠게 밀려나더니,그 아래의 장엄한 광경이 드러났다.
거대한 산골짜기 속 영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곳에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 솟은 거대한 탑이 서 있었다.
구궁오도탑은 속세의 벽돌과 돌로 지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진정한 왕품 도기가 현현한 실체였다.
수행의 세계에서 도기 또한 등급이 존재하는데 하품에서 시작해 중품, 상품, 왕품, 절품으로 나뉜다. 황촌이 지닌 도기는 고작 가장 기초에 해당하는 하품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우뚝 선 이 구궁오도탑은 왕품 가운데서도 절정에 위치한 존재였다.
알 수 없는 신옥과 선금으로 주조된 탑신에는 셀 수 없는 복잡하고 심오한 도문이 새겨져 있었고 하나하나가 팔황을 진압하고 천지의 법칙을 끌어내는 장대한 기운을 퍼뜨렸다.
탑은 아홉 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각 층은 마치 독립된 작은 세계와도 같았다. 일월성신의 허영이 빙 둘러 흐르고 선금과 영수의 도탑이 가끔씩 아지랑이처럼 떠올랐다. 탑의 꼭대기에는 결코 흩어지지 않는 도운이 한 덩어리로 응집해 있었고 거기서부터 억만 갈래의 서광이 흘러내려 사방을 물들였다.
비록 드넓은 비선성이라 할지라도 왕품 도기는 단 두 점뿐이었다. 하나는 천기 선원, 또 하나가 바로 지금 눈앞의 구궁오도탑이었다.
왕품 도기 내부의 공간은 보통의 ‘겨자씨 속 수미산’이라는 표현조차 초라하게 만들 만큼 광활했다. 만약 완전히 실체화된다면 그 기초만으로도 만 리에 달하는 영역을 뒤덮어버려 공중에 떠 있는 철의 성곽처럼 변모할 수 있었다.
더 두려운 것은 그 내부에 새겨진 법칙과 위력이었다. 무려 육백육십육 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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