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57장
그 갑주는 고대의 위엄과 흉포함을 함께 지니고 있었다. 관절마다 날카로운 화염의 골극이 솟아났고 가슴팍에 화족의 지상 권위를 상징하는, 세상을 불태우는 신문이 깊게 새겨져 있었다.
팅.
화신갑이 완전히 형체를 갖추는 바로 그 순간 다시 한번 천자의 권인이 추락하여 정면으로 그 신문을 후려쳤다.
굉음이 산천을 뒤흔들며 폭렬한 충격파가 김치형의 발밑에 있던 산맥을 송두리째 도려내듯 평평히 갈아엎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꿰뚫어 소멸시킬 듯했던 그 천자신권은 의외로 갑주 앞에서 정지되었다.
화신갑의 표면을 흐르던 신문이 미친 듯 번쩍이며 붉은 빛을 내뿜었고 갑편은 사납게 흔들리며 자잘한 함몰과 균열을 드러냈다. 김치형 자신은 그 거대한 힘에 밀려 또다시 피를 토해냈고 발은 바위층 깊숙이 박혀버렸다.
그러나 결국 부서지지는 않았다. 화족의 태고 대능이 전한 방어 비밀이 실로 신화경조차 멸살할 수 있는 천자신권을 정면으로 버텨낸 것이다.
“뭐야?”
서태극의 눈빛에 놀라움이 스쳤다. 그조차 상대가 이토록 끈질긴 방패를 숨기고 있으리라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전장은 단번에 교착에 빠져들었다. 서태극은 여전히 절대적 우위를 쥔 채 만천의 잔영으로 분열되며 천붕의 속도를 끝없이 밀어붙였다.
폭풍처럼 김치형을 중심으로 휘몰아치며 쏟아낸 공격은 자줏빛 황금의 권인이 유성우처럼 사방에서 쏟아져내려 붉은 갑주를 가차 없이 두들겨 팼다.
팅. 팅. 팅. 팅. 팅...
연속되는 금속 충돌음이 마치 사망을 고하는 종소리처럼 천지에 울려 퍼졌고 김치형은 마치 폭풍우의 한가운데 떠밀린 외로운 조각배와도 같아 끝없이 밀려드는 파멸의 힘에 잠식되고 있었다.
그는 오직 제자리를 지킨 채 가진 힘과 의지를 모조리 불태워 화신갑 위에 부어 넣으며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권인이 내리꽂힐 때마다 갑주의 빛은 희미해졌고 균열은 더욱 퍼져나갔으며 김치형의 입술은 끝없이 피를 흘려내렸고 육신은 제어할 수 없을 만큼 떨려왔다.
그 모습은 마치 천지의 거대한 용광로에 던져진 강철과도 같았다. 가장 혹독한 단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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