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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장

이천후는 노이진의 의도를 금세 알아챘다. 그녀는 귀신을 쫓아내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귀신을 불러들이려고 한 것이었다. 이 음침한 물건을 자신에게 주다니, 노이진은 분명히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천후는 그녀가 자신을 해치려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만약 그녀가 해치려 했다면 이천후를 죽이는 것은 그녀에게 아주 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굳이 음침목을 써서 귀신을 불러낼 필요는 없었다. 노이진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이유 없이 당하는 건 기분 나쁜 일이었지만 이천후는 금세 그 불쾌함을 잊고 기쁨으로 바뀌었다. ‘왜 기분 나빠해야 할까? 이 여자가 나에게 엄청난 보물을 준 거잖아!’ 이 음침목을 천시아 모녀의 망령을 키우는 데 쓰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이 음침목의 품질은 너무나 훌륭했다. “하하, 이렇게 좋은 걸 주다니 감사히 잘 받을게요. 고마워요.” 이천후는 웃으며 노이진에게 말했다. 그러자 노이진은 의미심장하게 그를 한 번 바라보더니 방을 떠났다. 이천후는 노이진이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궁금해져 신식을 펼쳤다. 노이진은 자기 방에 앉아 물을 한 잔 따르더니 한 모금 마시고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옆집 아저씨가 나쁜 짓을 했으니 한 번 겁 좀 주지, 뭐. 그래도 나한테는 도움이 되겠지. 귀신이 오면 내가 가서 처리하면 되니까. 사실 나도 혼자서는 좀 무섭긴 한데.” 이천후는 노이진의 속셈을 이제야 이해하고 코끝을 문질렀다. 그는 노이진이 참 재미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동시에 그녀의 생각에도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 노이진은 황급 수도자였지만 그래도 여린 여자아이였다. 어젯밤 그녀는 혼자서 그 악귀를 상대하다가 건물에서 떨어질 뻔했다. 만약 그녀의 경공술이 뛰어나지 않았다면 벌써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이천후를 옆에 두고 심리적 위안을 받으려는 것 같았다. 또한 이천후가 남자이니 양기가 강해 귀신의 힘이 약해질 거라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이천후는 신식을 거두고 나서 팔괘판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위에는 아무런 각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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