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4장
이천후의 정신 상태는 이미 언제 어디서든 주변 환경과 완벽하게 융화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누군가 그를 암살하려고 잠복한다면 아무런 소리 없이 접근하더라도 자연스러운 환경의 흐름을 깨트릴 것이고 그는 이를 감지해낼 수 있었다.
‘음? 살기가 느껴지는군.’
이천후는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며 사사삭 소리를 냈고 그 안에서 희미하게 살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매우 미약한 살기였지만 분명 전방에서 전해져 오고 있었고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차를 멈춰요.”
이천후는 갑자기 헤드셋을 쓰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헤드셋을 착용하고 있어 쉽게 소통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죠?”
냉랭하면서도 맑고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조예리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앞차에 타고 있었고 제2팀의 지휘자였다.
늑대 특수부대는 두 개의 팀으로 나뉘어 움직였고 이천후는 두 번째 팀에 속해 있었다.
“흑교읍에 도착하려면 이 길 말고 다른 길이 있습니까?”
이천후가 물었다.
그런데 조예리가 대답하기도 전에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천후, 너 또 뭘 하려는 거야? 다른 길이 있든 말든 네가 무슨 상관인데? 차 안에 조용히 앉아 있어. 네 존재감을 내세우려 하지 말고.”
이천후는 그 목소리의 주인이 장혁진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바로 그 짧은 머리 청년이었다. 전에 장기훈이 알려줬는데 장혁진은 조예리의 사촌이었다.
장혁진은 특히 이천후에게 적대감이 강했는데 이는 장혁진이 늑대 특수부대 대장인 유성국을 매우 존경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천후가 와서 유성국의 자리를 빼앗아 총지휘를 맡았으니 장혁진이 그를 좋아할 리 없었다.
“나는 존재감을 내세우려는 게 아닙니다. 조예리 씨, 다른 길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이천후는 장혁진의 말을 무시하고 다시 조예리에게 물었다.
“다른 길이 있긴 해요. 그런데 그걸 왜 물어보는 건데요?”
조예리의 목소리에도 짜증이 묻어났다. 원래 그녀는 이천후에게 호의적이었다. 장기훈과 함께 나가서 그를 환영한 것만 봐도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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