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9장
엄준성은 얼굴을 비비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 방면의 전문가인 그는 조금 전 잠깐의 교전만으로도 적의 실력을 알 수 있었다. 상대방은 늑대 특수부대보다 더 강했다.
그들의 화력을 보면 적은 최소 열 명이 넘었고 모두 정예 중의 정예였다.
그런데 이천후가 혼자서 그 많은 정예 병사들을 모두 해치웠다니, 그것도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적들은 중무기, 로켓포, 중기관총 같은 강력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었고 심지어 명사수까지 있었다.
늑대 특수부대 대원들 모두가 달려들어도 적을 해치우는 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이곳은 바나나 농장이라는 특수한 지형에 밤이라는 시간대까지 더해져 적이 숨기만 하면 찾기조차 어려운 환경이었다.
“천후 님, 농담하지 마세요. 우린 네 명의 형제와 같은 전우들을 잃었어요. 지금 장난할 기분이 아니에요.”
장기훈은 진지했다.
“농담이 아니에요. 적의 총성이 다 멈췄잖아요. 눈치 못 챘어요? 나가서 보면 알 거예요. 난 적들의 시신을 모두 도로 위에 던져놨어요.”
이천후의 목소리는 약간의 흥분이 섞여 있었다. 그는 지금 몹시 기분이 좋았다. 총 11명을 해치웠는데 그 중 3명은 흑요제국 소속이었다. 이렇게 적을 직접 손으로 해치운 복수의 쾌감이 그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몇 초간 망설이던 조예리와 대원들은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이천후를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그들은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움직였지만 이천후는 당당하게 큰 걸음으로 걸어갔다.
도로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한 줄로 나란히 놓인 시신들과 다양한 무기들, 특히 두 개의 로켓포를 보았다. 조예리, 장기훈, 엄준성, 그리고 긴 얼굴의 청년은 모두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현장은 끔찍하게 조용했다. 짙은 피비린내만이 공기 중에 떠돌고 있었다. 몇 초가 지나서야 엄준성은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떨리는 목소리로 이천후에게 물었다.
“천후 씨... 정말 천후 씨가 다 해치운 거예요?”
“그래요. 이놈들이 우리를 기습했어요. 내가 놈들을 다 처리했으니 전우들의 복수는 한 셈이죠.”
이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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