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9장
비록 다치지는 않았지만 얼굴이 흙투성이가 되어 무척이나 초라한 모습이었다.
이천후는 이때 추서희의 손목을 잡고 세게 밀쳤고 그녀는 그대로 날아가다가 막 일어나려던 혈도의 위로 떨어졌다.
두 사람은 겹쳐서 넘어진 채 머리가 헝클어지고 얼굴과 옷에는 먼지가 잔뜩 묻어 있었다.
너무나 초라한 모습이었다.
“너!”
추서희와 혈도는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천후를 바라보았다.
고작 현급 초기에 불과한 이천후가 두 사람을 동시에 제압하다니, 그것도 너무나 가볍게 해낸 것이다.
옆에 있던 추종훈은 아직 손을 쓰지도 못했다.
추종훈은 경악한 채 이천후를 바라보다가 큰 소리로 말했다.
“말도 안 돼! 넌 분명 현급 초기일 텐데... 내가 헛것을 본 건가?”
그는 눈을 비비고 나서 다시 확인했다.
이천후는 이때 추서희를 힐끔 보고 차분하게 말했다.
“내가 말했지. 너무 거만하면 결국 손해를 본다고.”
“너 실력을 숨겼었구나.”
추서희는 벌떡 일어나더니 본인의 손목을 몇 번 움직여보았다. 놀랍게도 방금 탈구된 손목이 바로 제자리를 찾은 것이었다.
이천후는 놀란 표정으로 그 장면을 바라보았다. 분명히 자신이 그녀의 손목을 꺾었다고 생각했는데 그저 탈구되었을 뿐이었고 그녀가 몇 번 움직이자 바로 원래대로 돌아간 것이다.
이 여자는 손 기술이 대단한 것 같았고 손목도 상당히 유연했다.
“내가 방심했네, 진짜 방심했어!”
혈도는 얼굴이 붉어진 채 큰 소리로 외쳤다. 그의 자존심이 바닥에 떨어진 듯했다.
그는 분명 추서희가 큰돈을 들여 고용한 고수였는데 첫 공격에 현급 초기의 ‘하찮은’ 녀석에게 발로 차여 나가떨어진 것이다. 이보다 더 창피할 수 없었다.
혈도는 벌떡 일어서서 소리쳤다.
“추서희, 이번엔 방심하지 않겠어. 이번에야말로 이 벌레 같은 녀석을 한 방에 끝내 줄 거야!”
“멈춰!”
추서희는 단호하게 외쳤다.
그녀의 마음속에 이미 후회가 밀려들었다. 이천후라는 강자를 두고 이런 멍청한 혈도를 돈을 주고 고용한 게 아깝기만 했다.
혈도는 소문만큼 강하지도 않을뿐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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