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1장
왜 그런지 이천후는 갑자기 정신이 맑아지고 몸 속 기운이 더 활발하게 도는 것을 느꼈다.
놀랍게도 그 향은 어떤 귀한 약재를 사용한 것 같았다. 어쩌면 이 얼굴을 가린 소녀가 이런 귀한 재료를 목욕물이나 향수에 사용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천후는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이 정도의 약재는 몇 억을 호가하는 값진 재료들인데 이 소녀는 그것들을 향수처럼 쓴 것이다.
이천후는 소녀가 단순한 부잣집 딸이 아니라 아마도 숨겨진 명문가 출신일 거라고 추측했다.
이천후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등 뒤로 날카로운 시선이 꽂히는 느낌이 들었다.
뒤돌아보니 얼굴이 퉁퉁 부어오른 혈도가 독기 어린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천후는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미소 짓고는 시선을 돌렸다.
아까 회색 옷의 노인에게 얻어맞고 억울해 죽겠는지 자신을 만만하게 보고 화풀이라도 할 생각인가 본데 이천후도 쉽게 당할 사람은 아니었다.
만약 혈도가 계속 무리하게 군다면 이천후는 양피지를 찾기도 전에 그를 처리해버릴 각오였다.
그때 얼굴을 가린 소녀와 회색 옷의 노인이 먼저 숲 속으로 들어갔다. 이천후도 서둘러 그들을 따라 들어갔다.
그러나 회색 옷의 노인은 갑자기 돌아서서 냉정하게 말했다.
“너희는 너희 일이나 하도록 해. 우리를 따라오지 말고.”
이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 할 일만 하고 방해받지 않는 것이 더 나았다.
그도 이 원시림에 숨겨진 보물들에 관심이 없지는 않았지만 지금 그의 목표는 오로지 양피지였다.
이천후는 서둘러 나침반을 따라 서북쪽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방향에 양피지가 있다고 지도에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뒤를 돌아 확인하니 추서희의 일행은 따라오지 않았다. 그들도 각자 할 일이 있는 듯했다.
그제야 이천후는 마음을 다잡고 집중해서 앞을 향해 나아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멀리서 우렁찬 포효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숲 속 깊은 곳, 금지된 구역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그 소리는 충격적이었다.
이천후는 소름이 돋았다. 저 금지된 구역에 혹시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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