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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4화

“가세요, 어느 쪽에 투자할지는 당신 일입니다.” 진기는 담담하게 말을 마치고 더는 하건영을 상관하지 않고 도영과 유채강을 데리고 갔다. 이진기의 뒷모습을 보고 하건영은 발을 동동 굴렀다. 아무것도 못 한 자신의 뺨을 때리고 싶어질 지경이었다. ‘이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공교로운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하필 윤연석과 이진기 사이에 어떤 일로 갈등이 생겼는지는 몰랐지만, 더욱더 운이 없게도, 스스로 윤연석을 초대해 식사를 함께하다니, 또 그 모든 걸 진기가 봤다. 하건영의 갈등을 모르는 진기는 이 시각 이미 건물 밖으로 내려왔다. “진기 오빠, 제가 누를 끼쳤나요?” 도영은 이진기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조심스레 물었다. 이진기는 잠시 후,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야, 다른 일이 있었을 뿐이야. 너와는 관련 없어. 배고프니? 뭐 먹고 싶어?” “약속했잖아요, 제가 사는 거예요.” 도영이 소심하게 말했다. “하지만 진기 오빠, 바쁜 일이 있으면 나중에 먹어도 돼요.” “급하지 않아. 일은 천천히 처리하면 돼. 하지만 네가 처음으로 번 돈으로 밥을 사주는 축하하는 자리를 마다할 수는 없어. 다른 식당에서 식사할까.” 이진기는 웃으며 말했다. 다시 한번 따뜻한 미소를 짓는 이진기를 바라보며, 도영의 마음은 복잡했다. “좋아요.” 많은 말들은 결국 이 한마디로 요약됐다. 그녀는 바보가 아니다. 조금 전 그 사람이 진기 오빠에게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진기 오빠는 먼저 나와 함께 식사할 것을 결정했어.’ ‘이번 한 번만, 한 번만 뚝심 있게 행동해 보자.’ 두 사람은 뒤따라오는 유채강과 함께 가로수길에서 쇼핑했고, 그 후에는 하늘호수로 가서 경치와 환경이 좋은 식당에서 식사했다. 이런 장소에서 식사는 저렴하지 않았다. 세 사람이 함께 식사하는 데, 총 7만2천원 넘게 사용했다. 절약한 것이 이 정도이다. 계산할 때, 이진기는 웃는 얼굴로 도영이 신나게 돈을 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도영의 작은 자존심을 생각해 이 저녁 식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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