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68화
이진기와의 통화를 끝낸 뒤, 이소영은 사무실에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전화를 눌러, 다음 한 시간 동안 누구든, 어떤 일이든 자신을 방해하지 못하게 지시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후, 이소영은 다른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번호를 눌렀다.
전화는 곧 연결되었다.
“아버지.”
이소영의 호칭은 정식이었고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친근함 덜하고, 더 엄격하고 형식적이랄까.
[소영아.]
전화 너머로 중년 남성의 묵직하고 안정된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야?”
이소영이 대답했다.
“지금 그쪽은 밤이죠? 죄송해요, 이 시간에 아버지의 휴식을 방해해서.
[괜찮아, 나도 방금 누웠는데 뭐. 아직 잠들진 않았어.]
전화 너머의 남자는 이소영의 이런 공손하지만 다소 생소한 태도에 익숙해 보였다.
이소영은 잠시 망설였다가 말을 이었다.
“방금 이진기로부터 전화를 받았어요.”
[응, 너와 이진기가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는 건 알고 있어. 처음엔 좀 반대했지. 우리 가문의 지위와 신분이 H 국 사람과 너무 많은 접촉을 갖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지금 와서 보니, 너의 투자가 예상치 못한 수익을 가져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그러자 이소영이 차분하게 말했다.
“이건 단순한 투자가 아니에요, 아버지.”
전화 너머의 남자는 불만이 섞인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의 말은, 너와 이진기가 뭔가 더 있을 거라는 걸 말하고 싶은 거야?]
이소영이 결심한 듯 말했다.
“아버지, 저도 가문을 떠난 지 오랜 시간이 흘렀고 지금은 제 사업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독립적으로 인맥을 넓혀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아버지가 생각하시는 그런 것들과는 다르게요!”
[그런 능력이 있다면, 너 혼자서 처리하지 그랬어? 왜 굳이 이씨 가문의 개입이 필요하지? 그게 아니라면 이진기가 그렇게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하는 거야?]
전화 너머 남자의 목소리에는 경멸이 가득했다.
“이미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그 결혼을 받아들일 수 없어요, 그건 여러분들이 강요하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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