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64화
조수연은 나른하게 옆자리에 몸을 웅크렸고, 방안의 TV 화면에는 곧 시작될 기자회견이 띄워져 있었다.
그러나 회견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진 않았고, 준비 중인 스태프와 자리를 잡으려는 카메라와 마이크를 든 기자들만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연단 위는 아직 텅 비어 있었다.
그러자 조수연이 휠체어에 앉은 조형석을 슬쩍 바라보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 새 좀 죽일 수 없어요? 시끄러워 죽겠네.”
조형석은 그런 조수연을 무시하고 앵무새의 머리를 살짝 눌렀다. 그러자 앵무새는 더 이상 지저귀지 않고 조형석의 손바닥으로 날아가 먹이를 쪼아 먹었다.
“이진기가 RB 국에서 큰 소란을 일으킨 후 어디로 간 거야?”
조형석이 무심코 물었다.
“F 국으로 갔어요.”
조수연이 하품을 하며 비웃듯이 말했다.
“저 RB 국 사람들 참으로 뻔뻔해. 평범한 상인 하나 상대하겠다고 특수부대까지 동원하다니, 더 웃긴 건 그것도 실패했다는 거야. RB 국 사람들이 자신들의 사무라이 정신이 어린애들 물총놀이에 불과했다는 걸 알까?”
조형석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들은 그저 작은 물고기일 뿐이야. 진짜 정보부는 일을 매우 까다롭게 처리해. 당시 최고 지도자가 혼수상태에 빠진 상황이니 아무도 그들을 지휘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던 거야. 그리고 RB 국 임원 층은 바보가 아니야. 모두가 정치계에 피바람이 휘몰아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 이진기는 그저 그들이 이용하는 하나의 칩에 불과해. 피바람이 불면 그들은 폭풍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더 챙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일 거야. 따라서 이진기를 상대하는 것? 그건 그저 국민과 아래의 바보들을 대하는 수단일 뿐이야.”
그러자 조수연이 불만을 표하며 말했다.
“하나의 칩? 난 왜 오빠가 이진기를 질투하는 것 같죠? 어떤 칩이 RB 국에 수천억 달러의 손실을 입힐 수 있죠?”
BT 코인의 환율 폭락 사태로 RB 국에 입힌 경제적 손실은 적어도 9000억 달러로 추산되며, RB국에게도 이는 큰 타격이었다.
“이 손실을 감당하는 건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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