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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이진기? 듣기만 해도 찌질 해 보이는 이름이네요.” 위미래가 비웃음 섞인 말투로 말했다. “꼴에 명함도 만들었어? 자기 주제를 알아야지. 누가 이딴 명함을 받아? 명함 만들 돈으로 옷이라도 사 입는 게 낫겠네.” 동표는 위미래의 입에서 이진기라는 두 글자가 나오자 깜짝 놀랐다. 하지만 위미래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이진기는 비록 모든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특정 계층 사이에서는 전혀 낯선 이름이 아니었다. 특히 동표는 X시의 대형 운송 회사의 대표로, 자기 회사 대표가 B시 해안 조선소에 발주를 하러 먼 길까지 갔던 이유가 곽씨 가문에서 누군가와 인사를 시켜 주기 위함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곽씨 가문에서 인사를 시키려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이진기였다. 소규모 회사 대표인 동표는 아직 자기 회사의 대표와 곽씨 가문과 이진기의 급이 아니었기에 아직 이진기라는 이름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잘 모르고 있었다. 그가 알수 있는 것은 이진기가 자기 회사의 대표와 같은 급의 거물이라는 것이었다.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인물 말이다. 동표의 이마에서는 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마음 속으로 수천 번 외쳤다. 이게 우연일리가 없잖아요! 동표의 시선이 손에 들린 명함으로 향했다. 심플한 한장의 명함, 특별할 것 없는 흔하다 흔한 명함의 모습이었다. 진희 투자 회사 대표 이진기. 그 아래에는 핸드폰 번호와 사무실 번호가 적혀 있었다. 그 흔한 영어 번역조차 없는 정말 심플한 명함이었다. 순간, 동표의 얼굴은 점차 굳어지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 이진기라는 이름의 사람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진희 투자 회사는 이 세상에 하나뿐이다. 동표는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자신의 목을 조르는 듯한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동표는 생각했다. 혹시 지금 내가 있는 룸에 에어컨이 없나? 왜 이렇게 숨이 가빠오지? “가난하면 가난한 것이지, 난 가난하면서 자기 체면을 세우려는 사람이 제일 싫어. 지금 이러는 거 조자립과 다를 게 뭐 야? 세상 물정을 너무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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