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4화
연정의 한 마디에 신수아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멍하니 서 있었지만 신수아는 할 말이 없었다.
예전에 신수아는 직접 유하연에게 유하연이 수술을 받아주면 서로의 악연은 끝난다고 말했었다.
신수아가 유하연을 인정하지 않으니, 연정 역시 신수아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연정의 고운 얼굴을 바라본 신수아는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신수아도 한때는 이 아이를 진심으로 아꼈었다.
다행히 이때 부정빈이 도착했다.
유하연이 부정빈을 불렀던 것이다. 부정빈이 연정을 위해 산 작은 선물을 건네자 잠시 망설이던 연정은 결국 받아들였다.
부정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연정아.”
유하연은 연정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웅크려 앉았다. 부드러운 눈빛으로 연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엄마가 며칠 동안 집을 비울 거야. 엄마가 불안해서 연정이를 혼자 두고 갈 수 없어. 며칠 동안 아... 부정빈 아저씨랑 같이 지내면 안 될까?”
‘아저씨’라는 호칭에 부정빈은 마음이 착잡해졌지만 태연한 얼굴로 웅크려 앉아 연정에게 미소를 지었다.
“연정아, 걱정하지 마. 아저씨가 맛있는 거 먹여주고 재밌는 곳도 데려다줄게. 아저씨 집으로 가자.”
장난감을 꽉 움켜쥔 연정은 유하연과 부정빈을 번갈아 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부정빈이 연정을 안으려 하자 연정이 몸을 비켰다.
“연정아, 말 잘 들어야지!”
유하연이 갑자기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자 연정은 작은 몸을 떨며 유하연을 올려다보았다.
연정의 눈이 빨개지고 긴 속눈썹에 눈물이 맺힌 것을 본 유하연은 하려던 말을 삼키고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르게 걸어 나갔다.
“말 잘 들어야 해, 연정아. 엄마... 엄마는 금방 돌아올 거야!”
연정을 더 이상 볼 용기가 없어 신수아와 함께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뒤에서 연정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거짓말쟁이! 엄마는 나쁜 사람이에요!”
평소에 연정은 유하연에게 이런 식으로 말한 적이 없었다.
병원으로 가는 길, 눈을 감은 유하연의 눈가에는 쓴웃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