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5화
유하연이 병원에 간다는 걸 알자, 연정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자기도 가겠다고 했다.
“저도 의사 선생님이 뭐라고 하시는지 듣고, 제 판단이 맞는지 보고 싶어요.”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표정을 한 연정이 말했다.
“엄마 몸 제가 잘 돌보게 도와드릴 거예요. 제가 잘못하면 어떡해요.”
“우리 연정이가 그렇게 잘하는데 어떻게 틀리겠어.”
유하연은 피식 웃으며 아이의 코끝을 톡 건드렸다. 하지만 연정의 고집에 결국 그녀는 연정을 데리고 함께 병원으로 갔다.
관련 검진 절차는 꽤 복잡해서, 유하연은 이리저리 끌려다니느라 몸도 마음도 지쳤다. 오히려 연정은 내내 진지했고 작은 얼굴을 굳힌 채 검사 의사들에게 이것저것 묻기까지 했다.
의사들이 하나같이 멍해질 만큼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고, 연정을 보는 눈빛이 점점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이 아이...”
해외에서 거액을 들여 모셔 온 김설아의 주치의가 연정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유하연은 서둘러 연정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고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며 검사실을 빠져나왔다.
복도로 나오고서야 비로소 한숨을 돌렸다.
연정이 의학 쪽에 재능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은 어디까지나 아이였다.
영리함이 지나쳐도 탈이다. 그녀는 시선이 과하게 아이에게 쏠리는 걸 원치 않았다. 그저 평범한 아이처럼 근심 없이 자라 주길 바랄 뿐이었다.
“하연이니?”
연정을 데리고 돌아가려던 찰나, 등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강아람이었다.
강아람은 손에 검사 결과지를 몇 장 들고 있었는데, 유하연을 보자마자 무의식적으로 그것들을 등 뒤로 숨겼다.
인사를 건네려던 유하연은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고 강아람의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아람아, 너 지금 중앙 병원에서 일해?”
“아, 아니, 아니야. 나, 나는...”
강아람은 거짓말을 잘 못했다. 특히 유하연 앞에서는 더더욱...
말끝을 흐리던 그녀는 연정에게 시선이 닿자 눈빛이 반짝였다.
“이 아이가... 연정이 맞지?”
유하연에게 연정이 생긴 사정은 누구보다 강아람이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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