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1화
“저는 제힘으로 단단히 설 수 있어요. 스스로 얻은 것만이 가장 견고해서,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게 할 수 있어요.”
유하연의 눈에 깃든 그 확신과 고요를 보고, 김설아는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유하연에게서 한때의 어머니 모습을 본 듯했다. 이 순간 한 노년의 그림자와 한 젊은 그림자가 겹치는 듯했다.
‘어쩐지...’
김설아가 낮게 중얼거렸다.
“이래서 어머니가 너를 그렇게 좋아하셨구나...”
유하연이 의아한 눈길로 김설아를 바라봤지만, 김설아는 그저 미소 지었다.
“네가 원하지 않으면 네 길을 가. 나는 억지로 안 해.”
그러고는 김설아가 신수아를 돌아봤다. 보면 볼수록 못마땅해서 그녀의 이마를 꾹꾹 찔렀다.
“너 말이야, 너! 네가 잔뜩 깔보고 하연이가 들이댄다고 생각했지? 봤지? 진짜 안중에도 없는 건 하연이 쪽이야!”
“나는...”
신수아가 변명하려 했다.
김설아는 사람들을 데리고 바로 걸음을 옮겼다.
“그만하자. 난 할 말 다 했어. 너 나중에 후회할 거야.”
하지만 그때 가서 후회해도 소용없다.
두 사람이 앞뒤로 떠나는 모습을 바라본 뒤, 유하연은 다시 일에 몰두했다. 일은 전보다 훨씬 매끄럽게 풀렸다.
모르는 사이, 모두가 떠난 후 벽 뒤에서 부정빈이 걸어 나왔다. 방금 그는 세 사람의 대화를 전부 들었다.
“엄마, 이제 아셨죠. 하연이가 저를 이용하려는 게 아니라...”
신수아가 떠난 방향을 보며 부정빈은 씁쓸하게 웃었다.
“제가 하연이를 이용했죠. 하연이가 필요할 때 빈틈을 타서 파고들었어요.”
그래서 유하연과 그의 유명무실한 관계가 생겼다. 두 사람을 억지로 묶어 두려 했던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유하연은 바람 같아서 평생 붙잡지 못할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이를 악문 채, 부정빈은 유하연의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에서 유하연은 서류를 보고 있었다. 연정도 와 있었고, 한쪽에 얌전히 앉아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노크 소리에 고개를 든 유하연은 부정빈인 걸 확인하자 다시 고개를 숙이고 일을 이어가며 툭 물었다.
부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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