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7화
유도경은 그녀의 불만을 알아채긴 했지만 얼굴이 두꺼워서 못 들은 척 손에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연정에게 건넸다.
“맛있어요.”
연정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받아먹었다. 한 입 먹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말했다.
“진짜 맛있어요. 어디서 샀어요? 아직 더 있어요?”
역시 먹보답게 맛있는 걸 먹으니 기분이 좋아서 날아갈 것만 같았다.
“없어.”
유도경은 어깨를 으쓱이며 주방을 가리켰다.
“하루에 10개씩만 팔아. 매번 맛도 조금씩 다르고. 오늘 마침 운 좋았어.”
가게 사장이 줄 때는 받기 싫었는데 딸기 맛 아이스크림을 보자 괜히 손이 가버렸다. 뜻밖에도 여기서 연정을 마주치게 될 줄 몰랐다.
녀석이 그의 골칫거리 하나를 해결해 준 셈이었다.
그는 정말 바보처럼 아이스크림을 들고 유하연 아파트까지 운전해서 가고 싶지 않았다.
연정은 듣더니 이 아이스크림을 더 소중히 여기며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연정은 유도경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는 생각보다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했길래. 그 아이스크림 내놔.”
하지만 연정은 혀를 날름거리면서 재빨리 유하연 뒤로 숨어버렸다.
“아이 괴롭히지 마.”
유하연이 이런 말을 하자 유도경은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러면 어른은 괴롭혀도 되는 거야?”
유하연은 그가 광고 찍은 일로 아직 화가 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속 좁긴.’
“받아. 남자가 그렇게 속 좁으면 되겠어? 없어 보이잖아.”
그녀는 약병 하나를 유도경에게 던져주며 입을 삐죽거렸다.
약병을 열자 은은한 향이 올라왔다. 방금 혈액투석을 받은 유도경은 고통이 조금 완화되는 듯했다.
그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알약 하나를 꺼내 입에 집어넣었다. 입에서 녹으면서 몸이 한결 가벼워졌고, 통증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이 알약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분명 그의 허약한 몸에 큰 도움이 되는 게 틀림없었다.
“이건...”
이때 유도경 뒤로 누군가 갑자기 뛰어오더니 흥분한 얼굴로 유도경 손에 쥐고 있는 약병을 바라보았다.
“이걸 어떻게 갖고 있는 거예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