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8화
그러나 유도경은 양념구이 통닭을 옆으로 밀어두더니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먼저 치워.”
유하연은 당장 인상이 구겨졌다.
“뭐야, 내가 힘들게 해줬는데 안 먹겠다는 거야?”
하지만 대답 대신, 유도경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불쑥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유하연은 아파서 숨을 들이켰다. 상대방이 뭐 하는 건지 알았을 때, 곧바로 뿌리치려 했지만, 그의 힘이 너무 세서 도무지 빠져나갈 수 없었다. 그녀는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
“뭐 하는 거야! 어서 놔!”
그는 전혀 대꾸하지 않고 그녀의 소매를 확 젖혔다.
그리고 드러난 팔의 끔찍한 화상 자국을 보자,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그가 소름 돋을 정도로 싸늘하게 보자 유하연은 괜히 켕겨서 눈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그, 그냥 잠깐 부주의했을 뿐이야. 별거 아니거든? 괜히 소리 지르지 마, 애가 놀라잖아.”
말을 마친 그녀는 급히 다른 손으로 다시 소매를 덮어버렸다.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연정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걱정스러운 얼굴로 유하연의 팔을 끌어안았다.
“엄마, 다쳤으면서 왜 저한테 말 안 했어요? 제대로 치료 안 하면 흉터 남아요!”
말을 마치자마자 연정이는 후다닥 자기 비밀 아지트로 달려가더니, 이내 으깬 약초를 들고 돌아왔다.
유도경이 유하연의 소매를 다시 걷어 올렸고, 연정이는 조심스레 약초를 덧댄 후 붕대로 단단히 감아주었다.
부풀어 오른 팔을 보며, 남자와 아이는 동시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 모습을 보던 유하연은 부녀가 참 닮았다고 생각했다.
“별일 아니야, 며칠만 지나면 괜찮아져.”
켕기는 게 있긴 해도 유하연이 그들을 위로했다.
유도경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다 큰 어른이 아직도 이런 사고를 내냐.”
“그, 그건 맛있는 거 해주려다...”
말하다 유하연의 시선이 저절로 식탁 위의 양념구이 통닭으로 향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양념구이 통닭에 그녀는 말문이 막혔다. 자기 팔은 이렇게 되었는데 결과물이 저 꼴이라니, 진짜 창피하기 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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