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9화
“안돼.”
유하연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젓더니 갑자기 독사를 바라보며 물었다.
“대체 원하는 게 뭐야? 어떻게 하면 그만둘 건데? 당장 멈추라고 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김성호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졌고 숨이 완전히 끊길 지경이었다. 한시라도 빨리 응급실로 데려가야 했지만 지금은 그 어떤 길도 다 막혀있어 나갈 수가 없었다. 골든타임을 놓칠 것만 같은 불안감에 유하연은 피가 날 정도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유하연이 이성이 잃어가는 모습에 독사는 웃음을 터뜨렸다.
“멈추라고? 그럼 무릎 꿇고 빌어봐. 나한테 머리를 조아리면서 부탁하면 고민해 볼게.”
격분한 유하연은 팔에 핏줄이 드러날 정도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제야 독사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쩌면 정말로 무릎을 꿇는다고 해도 절대로 멈추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다.
유도경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고 무서웠다. 유하연은 여전히 그의 손목을 꼭 붙잡고 있었고 유도경은 독사를 향해 날카로운 눈빛은 쏘아붙이며 물었다.
“정말로 네가 모든 걸 장악했다고 생각해?”
독사가 두 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다. 그는 밖에서 싸우는 부하들의 생명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지만 유도경과 유하연은 각자의 사람에게 애정을 가지고 신경을 쓴다는 점 때문이었다.
독사는 마치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태연했다. 정말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걸까?
유하연의 표정 변화를 눈치챈 독사는 표정이 돌변하더니 곧바로 고개를 돌려 유채린을 쳐다보았다.
유채린 옆에 서 있는 사람을 본 순간 독사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당장 그 손 놔.”
독사는 이런 상황을 상상도 못 했다. 그의 시선이 유하연에게 집중되어 있었을 때 유채린만 있던 방에는 어느새 낯선 사람이 들어와 유채린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고 손에 든 날카로운 칼날은 그녀의 목을 겨냥하고 있었다.
유채린의 눈빛은 여전히 적의가 가득했으나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마치 약물을 투여받은 것처럼 온몸을 떨더니 도살 직전의 양이 된 듯 모든 걸 포기한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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