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3화
“제발 멈춰요. 안 그러면 후회하게 될 거예요. 멈추라고요.”
정유림은 다급히 독사에게 외쳤다.
하지만 독사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연정의 토실한 작은 손가락을 가볍게 잡아당기며 말했다.
“이렇게 살짝 꺾으면 톡 하고 끊어지겠지?”
그는 유도경과 유하연의 안색이 점점 창백하게 질려가는 걸 즐기며 여유롭게 말했다.
“손가락 하나하나 다 부러뜨릴까?”
“안돼...”
유하연은 머리를 필사적으로 흔들며 앞으로 다가가려 했으나 독사의 차가운 시선에 그만 멈출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연정의 목에 날카로운 칼을 들이댔으니 더욱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고 절망과 고통 속에서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내 말 안 들려요? 후회하게 될 거라고 했잖아요. 아이는 얼른 풀어주세요.”
정유림은 어깨의 통증도 잊은 채 자신을 부축하던 부하들을 밀쳐내며 독사에게 달려갔다.
“연정이는 당신 손녀라고! 지금 손에 있는 아이가 그쪽 외손녀예요.”
그녀의 말은 마침내 독사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비웃음뿐이었다.
“이번에는 또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거야?”
“수작이 아니라 팩트예요. 유채린은 당신의 딸이 아니에요. 그동안 이 사람한테 속았다고요.”
정유림은 말을 이어가며 손가락으로 유동민을 가리켰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유동민은 급히 입을 열어 변명했다.
“저 터무니없는 말을 믿는 건 아니지? 시간을 끌려고 일부러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지어낸 거야.’
“터무니없는 말을 한 건 그쪽이지.”
정유림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욕설을 내뱉었다.
“이봐요, 노망난 늙은이. 이제 그만해. 처음부터 끝까지 감쪽같이 속인 게 당신이잖아.”
그러고는 독사에게 호소했다.
“저 늙은이의 말에 속으면 안 돼요. 전에 했던 친자 확인이 잘못된 건 아니에요. 하지만 검사에 쓰인 DNA는 유채린이 아니라 우리 대표님 거라고요.”
그녀는 손가락으로 유하연을 가리켰다.
“저 인간이 대표님의 DNA로 친자 확인을 했고 그 결과로 당신을 속였어요.”
“뭐라고?”
표정이 굳어진 독사는 미심쩍은 반응을 보이며 정유림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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