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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내가 들어가자 그들도 황급히 따라 들어왔다. “비밀번호를 어떻게 안 거야?” 육민재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전 주인을 엿본 거야? 아니면 여기 청소부랑 잤어?” 그의 빈약한 상식으로는 내가 주인이라는 선택지는 없었다. 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다가 눈앞의 광경에 말을 잃었다. 내 미니멀리즘 거실은 완전히 엉망이 되어 있었다. 수억짜리 백옥 티테이블에는 담배로 지진 자국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고, 벽에 걸려 있던 진품 그림들은 구석에 쌓여 먼지를 먹고 있었다. 대신, 금색 플라스틱 액자가 둘러진 촌스러운 프린트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가장 충격적인 건 거실 한가운데 대형 도박 테이블이 놓여 있었는데, 양아치 같은 남자들이 담배를 피우며 패를 돌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내 페르시안 카펫은 재와 그을음투성이였다. “이걸... 누가 그랬어?” 나는 결국 욕을 내뱉었다. 육민재는 이 ‘호화로움’에 내가 압도당한 줄 알고 의기양양해졌다. “어때? 눈 돌아갔지?” 그는 한창 도박 중인 남자들을 가리켰다. “이분들은 전부 서울에서 이름 좀 있는 대표님들이야. 오늘 여기 온 건 나랑 수백억짜리 프로젝트 논의하려는 거고. 널 들여보낸 건 상류 사회가 뭔지 보여주려는 거야.” 그는 벽에 걸린 금덩이가 그려진 그림을 가리켰다. “이게 예술이야. 그... 반 고흐 스타일이라고.” 그는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이 그림, 대가한테 6억 주고 그린 거야. 재운 들어오라고! 원래 걸려 있던 검고 우중충한 그림들은 보기만 해도 재수 없어서 치웠지.” 내 관자놀이가 미친 듯이 뛰었다. 원래 그 자리에 있던 건 김홍도 진품 [서당]이었는데 지금은 쓰레기통 옆에 버려져 콜라 반 컵이 쏟아져 있었다. “육민재라고 했지?”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지금 네가 뭘 한 건지 알아? 수백억짜리 진품을 쓰레기처럼 버리고, 길거리에서 산 몇백 원짜리 프린트를 걸어놨어.” 육민재는 코웃음을 쳤다. “수백억? 허풍도 정도껏 쳐!” 최유리도 비아냥거렸다. “자기야, 상대하지 마. 이런 애가 그림을 알겠어? 우리가 돈 많은 게 질투 나서 억지 부리는 거야.” 그때, 도박하던 남자 중 한 명, 대머리에 뚱뚱한 놈이 담배 연기를 뿜으며 나를 훑었다. “육민재, 이 여자가 옷은 좀 촌스러워도 얼굴은 괜찮네. 놀던 여자야?” 육민재는 즉시 태도를 바꿨다. “오 대표님, 그런 여자 아니에요. 돈 떼어내지 못해 미친 여자예요. 마침 82년산 와인 가져왔는데 마음에 드시면 저 여자 시켜서 술 따르게 할까요?” 오만수는 히죽 웃으며 내 손을 잡으려 했다. “자, 아가씨. 오빠랑 한잔하지?” “꺼져.” 나는 그가 말한 82년산 와인을 낚아채 탁자 모서리에 세게 내리쳤다. 쨍그랑. 병이 깨지며 와인이 바닥에 쏟아졌고, 오만수에게도 튀었다. “너희한테 3분 줄 테니 내 목걸이 당장 벗어놓고, 여기 전부 원상복구 한 다음 내 집에서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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