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화
서은채의 말을 들은 임수아는 고개를 돌려 그녀의 시선을 마주했다.
그녀의 시선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고 눈빛에 그 어떤 불안도 담겨있지 않았다. 그녀는 가볍게 입꼬리를 올리며 여전히 담담한 말투로 진술했다.
“시혁 씨와 제가 결혼하기 전에 두 사람은 이미 헤어졌잖아요. 지금은 제가 시혁 씨와 저희만의 가정을 꾸렸으니 그쪽과 윤시혁의 과거는 이미 지나간 일이에요. 이미 지나간 일인데, 서은채 씨는 왜 끝까지 손을 놓지 못하는 겁니까? 지금은 당신이 우리 사이에 끼어들어 우리 부부의 감정을 파괴하고 있는 거예요. 우리의 관계는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어요. 서은채 씨, 남의 남편을 꼬시는 건 사람들의 비난을 받는 일이랍니다.”
임수아의 말을 듣고 있는 서은채의 얼굴빛이 여러 번 변했다. 그러던 그때 그녀는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는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그런가요? 임수아 씨, 잊고 계신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데 시혁이가 그쪽과 이혼하면 저랑 결혼하겠다고 이미 약속했어요.”
이 말을 서윤미에게서도 들은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임수아의 마음은 여전히 바늘로 찌르는 듯 아팠다.
어떻게 해서든 서은채의 웃음거리가 되어서는 안 됐다. 그래서 그녀는 낮은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시혁 씨가 진짜로 저와 이혼하고 서윤미 씨를 부인으로 맞이했을 때, 그때 저한테 자랑하러 오세요. 그때도 늦지는 않을 거예요!”
서은채 얼굴의 웃음이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더 할 말 없으시면 전 먼저 가보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말을 마친 임수아는 서은채에게 입을 열 틈도 주지 않은 채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려 했다. 두 걸음도 채 가지 않았는데 서은채가 다시 그녀를 불렀다.
“임수아 씨!”
멀지 않은 곳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한 남자의 모습이 그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때 서은채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임수아에게 물었다.
“저와 게임을 하나 해볼까요? 시혁이는 임수아 씨와 저 사이에서 누구의 말을 믿어줄까요?”
이 말을 들은 임수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녀가 서은채를 바라보며 뭐라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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