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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엄마까지 나선 이상 임수아가 무사할 리 없었다. 다음 날. 어느 고급 저택. 넓은 정원에는 몇몇 상류층 사모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성혜란도 임현지를 데리고 이 자리에 참석했다. 그녀는 주위에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면서도 조용히 임현지에게 속삭였다. “현지야, 오늘은 정말 잘해야 해. 최 여사님의 아들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지? 오늘은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지씨 가문 저택에서 열리는 티파티이지만 사실은 며느릿감을 고르려는 자리야.” 하지만 성혜란의 말에도 임현지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그녀는 그 ‘여사님의 아들’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은 단 한 명, 윤시혁이었다. 물론 이 사실을 성혜란에게 털어놓을 용기는 없었지만 말이다. “현지야? 무슨 생각해?” 말이 없던 딸을 보며 성혜란이 물었다. “네? 아, 아니에요. 걱정 마세요, 엄마.” 정신을 가다듬은 임현지는 애써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가자.” 성혜란은 임현지를 데리고 최승연 쪽으로 향했다. 임현지는 대외적으로 이미지가 매우 좋았다. 게다가 그녀가 ‘입양된 딸’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를 ‘진짜’ 임씨 가문의 장녀로 알고 있었다. 이야기를 나눠본 뒤, 최승연도 임현지를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무엇보다 자기 아들이 임씨 가문의 장녀와 결혼하게 되면 윤시혁과 사돈지간이 되는 셈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어디서든 자랑거리가 될 일이었다. 성혜란도 상대가 만족해하는 눈치를 보자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막 말을 꺼내려던 찰나. “성 여사님!” 중년 여성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정원을 울렸다. 성혜란과 임현지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곽정화와 서윤미가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성혜란의 얼굴에는 잠깐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 그녀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머, 곽 여사님과 윤미 양이셨네요. 무슨 일이시죠?” 하지만 곽정화는 냉랭하게 쏘아붙였다. “성 여사님, 도대체 딸을 어떻게 키우신 겁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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