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진태웅이 가방을 열었을 때, 은미숙은 몰래 고개를 돌려 안을 확인해 보았다. 그 순간, 그녀는 분명히 보았다. 자신의 것이 아닌 낯선 목걸이가 안에 들어 있었다.
자신도 딸도 그런 스타일의 목걸이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그 목걸이는 틀림없이 저 여자의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어째서 남의 물건이 자신의 가방 안에 들어 있었던 걸까?
“언제까지 시간을 끌 건데? 설마 가방 안의 물건을 꺼내는 게 겁나는 거야?”
여자는 진태웅의 동작을 주시하며 비웃듯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다른 이들도 하나둘씩 진태웅에게 서두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럴수록 진태웅은 더욱 느긋하게 움직였다. 마치 일부러 긴장을 늦추는 듯한 태도였다. 잠시 후에야 그는 천천히 가방 안의 물건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화장품, 열쇠 등 작은 소지품들이 꺼내졌다. 모두가 평범한 물건들이었고 보석이라고 할 만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은미숙은 옆에서 숨을 죽인 채 초조하게 지켜봤다.
혹시나 목걸이가 나올까 두려웠고 만약 정말 나온다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진태웅이 손을 멈출 때까지 그 목걸이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왜 멈췄어? 계속해야지!”
여자는 진태웅의 멈춘 손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가방을 거꾸로 뒤집었다. 텅 빈 가방 안에서 더는 아무것도 떨어지지 않았다.
“안에 있는 모든 물건 다 보여드렸습니다. 목걸이는 없군요.”
“말도 안 돼! 분명히 그 안에 있었어.”
예상과 다른 전개에 여자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당황한 그녀는 진태웅에게서 가방을 낚아채 앞뒤로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목걸이는 나오지 않았다.
이미 진태웅이 재빠른 손놀림으로 그 물건을 자신의 소매 속에 숨긴 뒤였기 때문이다.
상대가 아무리 뒤져도 그것을 찾을 수는 없었다.
결국 허탕을 친 여자는 가방을 바닥에 던져버리고는 진태웅을 노려보았다.
“네가 숨긴 거잖아.”
그녀는 그 목걸이를 직접 은미숙의 가방에 넣었고 은미숙은 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